의료·교육·대중교통 등 도시기반시설 확충 시급

당진에 살고픈 가장 큰 이유는 ‘자연환경’, 도심 속 공원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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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은 민주주의 사회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토론은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사회에서 양측의 갈등을 해소시켜 주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의사소통 방식이다.

특히 각종 개발과 변화를 맞이한 개발 지역, 당진에서는 토론을 통한 의사소통은 시행착오와 갈등 요소를 줄여주는 중요한 문화이다. 이에 본지는 본디 언론의 역할 중 하나인 지역 아젠다를 발굴, 토론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격주로 토론면을 신설한다.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다양한 주제를 놓고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해 토론하고 이를 지면에 반영한다.

사회  - 우현선 기자

참여자

- 정해심(36, 당진 원당리, 5년 전 서울, 전업주부)

- 도은주(41, 당진 원당리, 5년 전 구미, 전업주부)

- 조유미(39, 송악 기지시, 3년 전 서울)

- 김은주(37, 당진 원당리, 1년 전 서울, 전업주부)

- 김경화(송산 금암리, 4개월 전 부산, 미술학원 강사)

* 토론내용 전문은 본지 홈페이지(www.djtime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다음(845호, 31일자) 주제는 ‘당진문화예술학교 주체와 운영방향’입니다. 토론에 참석을 원하시는 분을 모집합니다. (담당 우현선 기자 010.7411.1616)

우현선 기자 : 전형적인 농어촌 도시였던 당진이 최근 10여년 사이에 급격한 개발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 도시가 커지면서 타지역에서 유입된 인구도 급증하고 있다. 도시문화를 경험하고 당진으로 이사 온 주민, 특히 주부로서 당진에 살기는 어떠한지,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우선 당진으로 이사 왔을 당시 당진에 대한 첫인상은 어떠했나.

도은주 : 이사 왔을 때 가장 곤욕스러웠던 것이 병원 문제였다. 이사 왔을 때 큰 아이가 생후 10개월이었다. 밤에 아이가 아프면 천안이나 서울로 가야했다. 둘째를 임신했을 때도 산부인과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 서산으로 진료를 받으러 다녀야 해서 무척 불편했다.

정해심 : 맞다. 병원 문제가 가장 힘들었다. 특히 아이가 어릴 적에는 밤에 병원을 급하게 갈 일이 잦은데 당진은 당직병원이 한군데 밖에 없고 야간진료를 하는 소아전문병원이 없다. 교통문제도 불편했다. 버스정류장에 노선표가 없는 경우가 많아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비싼 콜택시를 이용해야 했고 결국에는 얼마 전 운전면허를 땄다.

도은주 : 좋은 행사나 문화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알아도 교통편 때문에 참여하기가 어렵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야 하는데 시내버스 노선이나 시간을 알기 어렵고 교육, 행사 주최 기관에서 셔틀버스를 운영하지 않아 가기가 어렵다.

김은주 : 어린이집 등 교육비가 대도시보다 저렴하고 프로그램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읍내권에서 조금 벗어나면 차량운행이 되지 않아 학원 등을 보내기 어렵다.

정해심 : 면 단위에 거주하는 아이들은 학원을 보내지 않으면 학교도 보내기 힘든 상황이다. 부모가 아이의 등하교 때마다 데리러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학원 차량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조유미 : 당진은 도시보다 자연환경도 좋고, 공기도 맑고, 교통체증도 없어서 참 좋다. 지역사회 공동체가 함께하는 축제가 많은 점도 매력적이다. 한편 아이가 어릴 때는 공연, 문화, 체험 등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데 당진에는 어린 아이들을 위한 문화교육기반시설이 부족하다.

정해심 : 엄마들을 위한 문화강좌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기관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강좌 구성이 비슷하고 강사진도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주부라고 해서 요리나 뜨개질만 배우고 싶은 것은 아닐 것이다. 인문학강좌나 바리스타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강좌가 생겼으면 좋겠다.

우현선 : 교육문제 때문에 가족은 대도시에 남아 있고 혼자 당진에 내려와 있는 기러기 아빠들이 많다.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교육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다.

조유미 : 초등학교까지는 아이들이 학습보다 자연 속에서 뛰어 놀며 체험하길 원한다. 하지만 중학교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주변에서 중학교부터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도은주 : 학습 분위기도 무시 못 하는 것 같다. 엄마로서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길 원한다. 아이를 읍내권 학교로 보내기 위해 당진읍으로 전입신고를 하는 부모들도 많다고 들었다. 아이가 학교에 갈 때가 다가올수록 걱정이 커진다.

정해심 : 당진은 고등학교도 부족하다고 하던데 도시가 커지면 교육이나 문화에 대한 기반시설도 그에 맞게 갖춰져야 할 것 같다.

김경화 :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면단위의 소규모 학교이다 보니 대도시에 비해 학생수가 많지 않아 집중 교육도 되고 현장학습도 많이 가서 만족스럽다.

우현선 : 집안 살림을 맡고 있는 주부로서 당진의 물가와 시장은 어떠한가. 주로 어디서 장을 보나.

조유미 : 지난해 당진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갔는데 미리 적어간 10가지 품목 중 3가지 밖에 사지 못하고 돌아왔다. 다른 도시에 비해 수요가 적어서 인지 공급되는 물품도 한정적인 것 같다. 그 뒤로는 서울에 갈 일이 있을 때 필요한 물건을 사오곤 한다.

정해심 : 읍내에 살 때는 가깝기도 하고 지역에 살면서 재래시장을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로 당진시장을 이용했다. 하지만 시장은 덤도 있고 많은 양을 팔기 때문에 세식구가 먹기에는 늘 많았다. 원당리로 이사한 뒤로는 교통편도 어렵고 해서 주로 큰 마트를 이용하게 됐다.

조유미 : 아이들에게 시장문화에 대한 교육도 할 수 있고 지역경제를 위해 재래시장을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시장 상인들이 원산지를 분명하게 하고 핵가족에 맞게 작은 단위로 물건을 나눠 판다면 이용율을 늘일 수 있을 것이다.

김경화 : 이용객이 많지 않아서 인지 당진은 마트들도 타 도시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식당이 많이 들어서긴 했지만 가격이 비싸고 서비스가 좋지 않아 외식하기도 어렵다.

도은주 : 우스갯소리로 ‘당진스럽다’는 신조어가 유행이라고 한다. ‘가격은 높은데 서비스가 좋지 않은 것’을 빗대어 하는 말이란다.

우현선 :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당진이 도시문화를 경험한 유입 인구와 급격한 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상대적인 상실감을 경험하고 있는 토착 주민이 공존하며 갈등을 겪고 있는 과도기에 있다는 것이 실감난다. 삶의 터전으로서 당진은 어떠한가.

조유미 : 난개발이 심한 것 같다.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타지역에서는 신도시를 개발할 때 녹지비율을 크게 고려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당진이 갖고 있는 좋은 환경을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해심 : 당진은 가장 큰 매력은 자연이다. 지금도 당진에 살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논과 밭, 농촌이 가깝고 산과 바다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은주 : 요즘은 서울도 공원시설을 확충하는 등 변화하고 있다. 좋은 자연 환경을 잘 이용했으면 좋겠다. 지금 당진읍은 남산공원 외에는 휴식을 취할 자연공간이 전무한 지경이다.

우현선 : 지역사회에 살면서 주민들과 소통은 잘 되는가. 이사온 주민들이 지역사회와 어우러지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한다 생각하며 또한 스스로 얼마큼 ‘당진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김은주 : 이사 온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도서관이나 문화원, 보건소 등 당진의 공공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지역의 다양한 시설과 기관,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다보니 자연스레 당진군민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또한 동네 놀이터에서 이웃들을 자주 만나곤 한다. 서울에서는 옆집 사람도 잘 모르고 사는 경우가 허다한데 당진은 좀 더 사람 사는 느낌이 든다. 잘 사귄 이웃들이 대가족의 역할을 대신 해 줄 수 있고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을 당진에 와서 느끼고 있다.

조유미 : 한 인터넷 카페에서 이사 온 주부들이 “당진은 왜 그래, 당진 사람은 왜 그래”하며  불만을 토로 하자 “대체 당진 사람들은 다 어디간 거냐, 여기 당진에 살면서 당진 사람은 왜그러냐고 말하는 당신들은 대체 어디 사람이냐”고 되려 묻던 글이 떠오른다. 나 역시 당진에 대한 만족도는 80% 이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진 사람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60% 가량만 수긍하는 것 같다. 이사 온 주민들이 말고 당진의 장점을 많이 체험했으면 좋겠다.

김경화 : 그동안 이사를 많이 다니면서 느낀 거지만 아무리 좋고 큰 도시라고 해도 결국 자신이 주어진 혜택을 누리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 같다. 남편이 당진은 발전가능성이 큰 도시이자 기회의 도시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만큼 당진의 장점을 찾아 살린다면 더 발전하는 도시가 될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