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카이스트 학생들이 연이어 자살한 사건을 두고 언론이 떠들썩 하였다. 학교수준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몰아붙인 결과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한민국은 학생들을 학업성적으로 줄을 세우는데 열을 올리고 있고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발전이라는 명목아래 학업우수인재를 키우기 위한 투자에 앞 다투어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질세라 당진군에서도 관내 (인문계)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업 우수 학생에게 양질의 면학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열악한 교육여건으로 인한 지역 내 우수학생 및 지역인구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여건 개선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취지 하에 「당진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여 6개 인문계 고등학교에 운영계획을 수립하여 제출하고 학생을 선발하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 내용을 보면 극상위 학생을 대상으로 특별반을 구성하여 현직교사에게 강의를 담당하도록 하였으며, 이에 필요한 교육경비 지원을 통해 교육여건을 개선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취지와 내용은 그럴듯하나 교육의 형평성과 자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는 것 같다.

「당진 영재교육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작년까지 5억여 원을 들여 진행하던 우수인재 양성 및 명문대 3배 진학을 위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당진장학회가 아닌 당진군에서 재정관리 및 프로그램 기획을 직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일단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발생하게 된다. 당진장학회에서 매년 5억여 원이라는 돈을 들여 운영한 프로그램이 어떠한 성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보고서나 평가서가 대외적으로 공표된 것이 없다는 점이다. 당진군민의 세금으로 추진된 사업에 대하여 평가서나 결과보고서 하나 없이 사업주체만 바뀌어서 진행되는 게 올바른 것인지 의문스럽다. 전교조 당진지회를 비롯한 많은 시민단체에서 당진장학회에서 추진하였던 사업에 대해 군민들이 낸 세금을 가지고 소수(학업 우수학생)에게만 지원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계속하여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똑같이 극상위 학생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소수 학생에게 지원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수인재 양성 및 명문대 3배 진학을 위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할 당시 당진군청 관계자는 ‘서울대 출신 교사가 없어 서울대 진학을 시키지 못한다’라고 현직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을 비하하는 말까지 해가며 서울 유명학원 강사들을 데려다 교육을 시켰는데 그에 대한 결과 발표도 없이 이번 프로그램은 왜 현직 교사에게 운영을 맡겼는지 궁금할 뿐이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계획서의 세부추진계획을 살펴보면 평가라는 항목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서울대 1순위, 연·고대 2순위, 교원대 또는 교대 3순위, 수도권 소재 대학 4순위로 정해두고 이곳에 진학하는 결과를 특별반 운영에 소요되는 교육경비 추가지원에 반영하겠다고 한다. 학교교육을 대학 진학 결과로만 평가하여 지원하겠다는 것은 명문대 진학하는 학생만 사람 취급 하겠다는 발상으로 교육을 정상화시켜야할 자치단체가 오히려 공교육의 파괴자로 나서는 것이며, 또한 지자체가 돈을 바탕으로 학교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당진군은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학교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당진 영재교육 프로그램」 보다는 다수의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를 바란다. 예를 들면 학교 책걸상의 낙후로 인하여 여학생들은 스타킹이 찢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냉난방 시설이 낙후하거나 시설이 있으나 운영경비의 과중으로 인해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은 현재의 학교 상황을 조금이라도 파악하여 이러한 분야의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명문대 몇 명 더 진학하였다고 하여 교육여건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무슨 사업이든 사업을 진행할 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가지길 간곡하게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