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박엘레나(우즈베키스탄, 34, 당진 채운리, 결혼 7년차, 당진 거주 4년차, 1녀)

벌러르 촐롱(몽골, 32, 당진 시곡리, 결혼8년차, 당진거주 3년차, 3녀)

장가경(중국, 31, 송악 봉교리, 결혼·당진거주 7년4개월차, 1남2녀)

강문초(중국, 35, 송산, 결혼 3년5개월차, 당진거주 1년차, 1녀·임신6개월)

박소연(베트남, 27, 정미 천의리, 결혼·당진거주 6년차)

즈엉티딘(베트남, 22, 신평 금천리, 결혼·당진 1년6개월차, 1녀)

■사회·정리·사진

우현선 취재팀장

박엘레나 : 우선 당진은 고향 우즈베키스탄에 비해 작은 도시인데 가게가 참 많아서 신기했다. 도시는 작은데 가게는 무척 많다. 또 태어나서 바다를 처음 봤다. 우즈베키스탄에는 바다가 없어서 신기했다.

▲ 박엘레나 (우즈베키스탄, 34, 당진 채운리, 결혼 7년차, 당진 거주 4년차, 1녀)
▲ 박엘레나 (우즈베키스탄, 34, 당진 채운리, 결혼 7년차, 당진 거주 4년차, 1녀)

강문초 : 당진에 오기 전에 인천에 살았는데 공기도 안 좋고 차가 너무 많아서 다니기가 어려웠다. 당진은 차도 밀리지 않고 바다도 가깝고 공기도 맑아서 좋다. 특히 다문화가정지원센터가 잘 되어 있어서 당진에 살기가 더 재미있다.

박소연 : 베트남에서 한국드라마를 봤는데 한국이 정말 멋있게 나왔다. 아파트나 높은 빌딩도 멋있었다. 그런데 막상 당진에 도착해서 차를 타고 시댁으로 가는데 온통 산이랑 논뿐이었다.(웃음) 베트남에 살 때는 시내에 살았는데 베트남보다 더 시골 같았다. 젊은 사람은 적고 노인이 많아 보였다. 처음엔 혼자 밖에 나가는 것도 무서웠다. 하지만 살아보니까 공기도 맑고 자연도 좋아지고 점점 적응이 되었다.

■우현선 : 다문화가정의 경우, 2세가 태어나면 아이들의 언어교육 때문에 어려움을 많다고 알고 있다. 엄마도 한국말이 서툰데다가 엄마에게 처음 말을 배우는 2세의 언어 교육까지 이중고를 겪기 일쑤다. 자녀교육에 어려움은 없나.

박엘레나 : 우즈베키스탄과 비교하면 한국은 교육열이 너무 심하다. 아직 학교도 가지 않은 아이가 알아야 할 게 너무 많다. 그런데 나부터 한국어를 잘 모르니 아이를 위한 책을 고르는 것도 쉽지가 않다. 어떤 방법으로 아이를 교육시켜야 할 지 물어 볼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벌러르 촐롱 : 몽골과 비교할 때도 한국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는 것 같다. 여름방학도 몽골은 세

▲ 벌러르 촐롱(몽골, 32, 당진 시곡리, 결혼8년차, 당진거주 3년차, 3녀)
▲ 벌러르 촐롱(몽골, 32, 당진 시곡리, 결혼8년차, 당진거주 3년차, 3녀)

장가경 : 다문화가정들은 대부분 형편이 어렵다. 하지만 아이들은 한참 친구들이 하는 걸 자기도 하고 싶어 한다. 큰 아이가 친구가 다니는 피아노 학원을 가고 싶다고 하지만 큰 아이를 보내면 아래 동생들도 보내야 한다. 피아노 같은 예체능 교육도 지원됐으면 좋겠다.

즈엉티딘 : (눈물)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데 아기(1세)도 키워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한다.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일주일에 한 번 한국어를 배우는데 그것만으로는 빨리 한국어를 배우기가 쉽지 않다. 틈틈이 집에서도 한국어 공부를 해야 하는데 혼자 아이돌보고 집안일 하면서 한국어 공부하기가 어렵다.

■우현선 : 그 이외에 지역사회에 살면서 겪는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나.

박엘레나 : 이주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식당일은 너무 어렵다. 또 솔직히 우즈베키스탄에서 공부도 오랫동안 했는데 식당일은 하고 싶지 않다. 다른 이주여성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개중에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외에는 별다른 일자리가 없다.

벌러르 촐롱 : 당진에서 어떤 병원에 갔었는데 의사가 내가 한국어를 잘 못하는 줄 알고 무시를 했다. 대부분 한국 사람들은 친절하게 잘 대해주는 편이지만 그때는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한국의 가정들은 아이들을 여러 가지 학원에 보내는데 다문화가정은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학원비(방과후 활동)나 예체능 교육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 장가경(중국, 31, 송악 봉교리, 결혼·당진거주 7년4개월차, 1남2녀) 장가경 :

박소연 :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 일하면서 베트남에서 온 이주여성들을 많이 만난다. 이주여성들이 밖에 나와서 한국어도 배우고 친구도 사귀고 싶은데 시부모님들이 허락해 주지 않아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다. 시부모님들은 혹시나 모국으로 도망이라도 갈까 하는 마음에 집 밖으로 못 나가게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한국말도 배우기 어렵고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우현선 : 20년 가까이 서로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자란 두 남녀가 결혼해 살면서 언어문제, 문화차이 등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한국의 가족 문화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벌러르 촐롱 : 몽골과 한국의 가족 문화는 비슷한 점이 많다. 딱히 어려운 점은 없는데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이주해 온 경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 강문초(중국, 35, 송산, 결혼 3년5개월차, 당진거주 1년차, 1녀·임신6개월) 강문초 :

박소연 : 한국에 와서 제사를 늦은 밤에 지내는 것을 알고 놀랐다. 베트남에서는 제사를 아침이든 오후든 하루 중 시간이 될 때 지낸다. 처음에는 왜 힘들게 꼭 밤에만 제사를 지내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제부, 이모 같은 가족호칭도 무척 어려웠다. 사과 깎는 법이 베트남과 한국은 반대다. 한국에 와서 얼마 안 돼 사과 깎는 것을 본 어떤 분이 왜 거꾸로 하냐며 혼을 냈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다. 그래서 다문화사회라고 한다. 한국에 왔으니까 한국 문화를 배우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국 사람들도 이주여성들의 모국 문화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알아줬으면 좋겠다.

▲ 즈엉티딘(베트남, 22, 신평 금천리, 결혼·당진 1년6개월차, 1녀) 즈엉티딘 : 말이 잘 통하지 않으니 가족 간에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주여성들에 대한 교육과 동시에 가족이나 남편들을 상대로 다문화사회, 다문화가정에 대한 교육도 필요한 것 같다.

■우현선 :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이나 다른 다문화가정 주부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박엘레나 : 결혼이주여성들은 꼭 다문화가정지원센터를 다녀야 한다. 취업도 좋지만 우선 한국어부터 배워야 한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이주여성들은 한국어를 잘 모르는 것일 뿐 무식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무시하는 말로 상처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벌러르 촐롱 : 당진에 다문화가정이 많다고 들었는데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는 다 못 나오고 있다. 시부모님들이 못나가게 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하던데 그런 시부모님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며느리가 빨리 한글을 배워야 가정도 편안해 질 수 있다. 집에만 있으면 한국말도 빨리 못 배우고 말이 안 통하면 남편과도 잘 지내기가 어렵고 한국생활도 적응하기 어렵다. 센터에 나와서 친구들에게 정보도 얻어야 한다. 그리고 가끔 어떤 분들은 이주여성들이 대부분 못 사는 후진국에서 왔다고 생각하며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 어떤 아주머니께서 ‘몽골 촌에서 와서 샴푸도 만져보고 호강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몽골에도 샴푸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컴퓨터 모두 있고 일상에서 사용하며 산다. 한국에 대한 좋은 마음으로 한국 사람과 결혼해서 살고 있고 우리 아이들도 한국 사람인 만큼 이주여성을 좀 더 배려해 줬으면 좋겠고 더불어 살았으면 한다.

장가경 : 안 싸우는 부부는 없다. 꼭 다문화가정이라고 해서 더 싸우는 건 아니다. 생각을 좀 바꿔서 (지역사회로) 나와서 한글도 배우고 친구들도 만났으면 좋겠다.

▲ 박소연(베트남, 27, 정미 천의리, 결혼·당진거주 6년차) 박소연 :

박엘레나 : 친구 소개로 남편을 만났지만 물론 소개 비용은 지불했다. 하지만 천만원이 들었든, 이천만원이 들었든 난 그보다 더 큰 가치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한국의 남편도 그렇고 이주 여성들도 그렇고 서로 상대가 필요하니까 결혼했다. 그러니까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