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만희(가명) 씨는 지난밤 한 숨도 자지 못했다. 밤이면 잠을 못 이룬지 몇 해가 되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밤마다 잠을 못 이루고 집 밖을 나가는 자신을 찾으러 가족들이 밤길을 헤매는 것도 이미 오래된 일이다. 신 씨는 오래전부터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의사 소견에 의하면 장기간의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요즘 같아서는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5분에 한번씩 할 정도로 신 씨의 마음은 많이 지쳐 있었다. 며칠 전에도 저수지에 빠져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신 씨는 인터뷰 내내 눈물을 흘렸다.
신 씨 가족은 네 식구다. 인근 휴게소에서 청소 일을 하는 남편과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 딸까지. 남편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다. 남편이 밤늦게까지 청소를 해서 벌어온 돈은 대부분 병원비와 은행 대출 이자를 갚는 데 쓰인단다.
올해 33세인 딸은 지적장애 3급으로 피해망상과 관계망상 등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생리가 한 달씩 이어지는 산부인과 질환도 앓고 있다. 하지만 관련된 병원 치료는 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지적장애 딸을 돌보는 일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신 씨에게 버거운 일이다. 신 씨는 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조금이라도 증세가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딸에게 볶여요.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면 말할 수도 없이 때를 써요. 제가 혼자 감당하기가 어려워요. 병원에 입원을 시켜서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31세인 아들은 지적장애 2급으로 역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인터뷰를 위해 신 씨의 집을 찾았을 때는 딸과 아들 모두 밖에 나가고 없었다. 매일 송산과 당진을 떠돌다가 저녁 때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온단다.
2009년 당시 신 씨 가족의 사연이 북부행복나눔복지센터에 전해져 한동안 사례관리가 이뤄졌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복지센터에서 제공했던 병원 치료가 지속되지 못했고 현재 상황은 당시보다 더 악화되어 있었다.
신 씨가 고혈압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보니 집안 살림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었다. 빨래가 마당 곳곳에 널려 있고 집 안 한 켠에는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 있었다.
신 씨는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살고 있는 집을 올 가을까지 비워줘야 하는 것이다.
“성치 않은 애들까지 데리고 길에 나앉게 생겼어요. 아무런 희망이 없어요. 다른 건 둘째 치고 딸 치료부터 좀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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