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회관 추진과정 ‘파행’

허울 뿐인 추진위원회, 문예인 소외돼

군의 문화의식 변화 ‘시급’

문예회관 건립 후보지를 둘러싼 오랜 논란이 지난 5일 당진군의 전격발표로 표면상으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주민대책위원회 측에서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어 갈등은 수면 아래에 있을 뿐 아직도 잠재해 있다.

우선 지난 92년 유병학 당시 군수가 고대면 조지제 저수지를 매립하면서 약속했던 문예회관 건립을 후보지 변경과정에서 해당 지역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전임군수의 약속이라도 행정적인 사항이기 때문에 충분한 설명이 있었어야 함에도 슬그머니 후보지를 변경한 것은 책임있는 행정의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문예회관에 대한 당진군의 기본적인 인식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문예회관 건립 및 공공용지 후보지 추진위원회’ 구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전의 주변지역 특별지원금을 문예회관 건립보다는 행정타운 건립을 위한 공공용지 확보에 사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 당진군이 문예회관 건립용도로 약속된 지원금을 전용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화행정타운 건립이라는 당시 당진군의 입장은 문화를 행정의 일부로 바라보는 근시안적 태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추진위원회 구성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데 우선 위원구성에 있어 문예관련 인사들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예회관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라면 당연히 해당분야 전문가나 관련인사들을 위주로 구성해야 함에도 이와는 별 관련없는 인사들로 구성하다 보니 군의 각종 정책들에 대해 심도있는 심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들러리’ 시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

용역회사 선정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군에서 일방적으로 용역회사를 선정하다 보면 회사의 입장으로서는 용역을 의뢰한 자치단체의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어 일반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용역내용이 생산되지 못한다는 의견이다. 추진위원회가 제역할을 하려면 용역회사 선정 등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당진군의 이번 문예회관 후보지 선정에 대해 터미널 후보지를 원당 택지개발지구에 선정한 것에 대한 보상차원이라는 반응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은 진실여부를 떠나 당진군의 문화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문예회관이 과연 많은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지역주민의 호응을 받을 수 있을 지 알 수 없지만 군의 문화에 대한 발전적인 인식의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관심있는 주민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