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가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이번 시험은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교과부에서는 학생들의 교과 과정에 대한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여 앞으로의 교육 정책을 마련하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의 학업 수준 향상을 위한 학력증진 예산지원을 위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일제고사는 학생들의 평소 실력을 점검해 교육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된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일제고사 성적이 교과부 시도교육청 평가와 학교 성과급 지급, 교사 근무평가 등에 반영됨에 따라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한 학교들의 파행적 수업 행태가 속출하고 있다.

당진지역 초등학교에서 ▲토요일 오후 뿐 아니라 토요 휴무일에도 등교 ▲저녁 9시까지 야간자습 뿐 아니라 문제풀이 수업 ▲일제고사 대비 모의고사 실시 ▲문제풀이 방과후학교 진행 ▲0교시 보충수업 진행 등의 파행적 학교 수업이 이뤄졌다.

중학교의 경우도 한 학교의 경우 시험 90일, 50일 전 모의고사를 실시하고 30일 전 토·일 특별수업을 진행했다. 시험 하루 전에는 시험출정식을 갖는 등 일제고사에 초점을 맞춘 학사 일정을 소화해 학생들의 부담이 가중되기도 했다.

특히 시험 날짜가 기말고사 날짜와 비슷해 기말고사 시험공부를 해야하는 시기에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 수업을 진행하는 등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쯤되면 평소 실력을 점검하다는 취지가 무색해 보인다.

또한 올해 시험의 경우 작년 성적과 비교해 향상도를 측정하기로 되어있지만 한 학생의 진급에 따른 성적 향상을 확인하는 종단연구가 아닌 매번 같은 학년의 학생을 평가하는 수평적 연구로 진행돼 전교조와 학부모 단체 등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10년 실시한 시험에 대한 분석 자료가 전무한 상태에서 단순히 학력 미달자 수를 이용한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 학생은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도 못하고 자리에 앉아 문제만 풀라고 하니 답답하다”고 밝혔다. 중학교 교사도 “관리자의 압박 속에 의욕없는 학생들을 밤까지 데리고 있으려니 요즘 사는 게 아니다”며 “이런식으로 무리하게 운영되면 정규 수업 시간까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년 반복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제고사는 2008년 이후 전수조사로 강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피해는 일선 교사와 학생들이 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