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달 27일 본지는 당진시 설치를 앞두고 지역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초청해 ‘당진시 설치에 대한 의미와 과제’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본지 문화센터에서 최종길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군의원, 행정 공무원, 시민단체, 기업인, 중소상인,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지역 인사들이 토론자로 참석해 시 설치가 갖는 의미와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 : 최종길

토론자 : 안효권 군의원, 편명희 군의원, 이철수 당진시개발위원회 부위원장, 한기흥 상공회의소 부회장, 황선숙 대한적십자봉사회 당진지구협의회 회장, 오성환 당진시 경제산업국장, 조상연 당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정규룡 원도심상가번영회 회장, 이인수 당진번영회 부회장, 송영팔 당진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사회 최종길 : 2005년 4월 시승격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시 설치 운동이 본격화 된 지 약 7년만에 2012년 1월1일자로 당진군이 당진시가 된다. 그동안 시 설치 추친을 놓고 찬반 여론이 있었고 행정에서 무리한 추진으로 인해 위장전입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시 설치는 찬반 문제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오늘 좌담회를 통해 시 설치의 의미를 되새기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를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시 설치를 일주일 앞두고 있는데 시 설치가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송영팔 : 고향을 떠났다 50년 만에 당진에 돌아왔다. 당초에 시 설치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고향인 당진이 아름다운 농촌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시가 된다고 들뜬 분위기가 있지만 서민층에서는 ‘내가 좋을 게 뭐가 있나’ 하는 반응이다.

한기흥 : 당진시가 되어 기쁘다. 외지에 나가면 당진시가 전국에서 제일 발전하는 도시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물론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야기되는 환경문제와 농촌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잃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문제다.

이인수 : 당진시를 추진하면서 잘못됐던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잘 선정해 지역주민의 삶이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어야 시 설치에 대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름만 시로 바뀌어서는 무의미하다. 오히려 문제점이 더 많이 도출될 것이다.

안효권 : 당진군이 시로 승격되는 것에 대해 다른 지역에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지역 내에서는 우여곡절을 겪다보니 오히려 담담한 듯하다. 옷만 갈아 입는다고 사람이 바뀌지 않는 것처럼 군에서 당진시로 명칭만 바뀌어서는 안 된다. 당진시로서 품격을 갖추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황선숙 : 타 지역에서 대한적십자사 충청남도 운영위원회를 당진시에서 하자고 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당진이 시가 되는 것을 부러워하는 것 같다. 더욱더 발전된 당진시가 됐으면 좋겠다.

정규룡 : 주민등록갖기운동에 적극 참여한 바 있는데 당진이 시가 되는 것은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다만 시 설치에 걸맞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특히 상권이 활성화되고 문화, 복지 측면에서 많은 발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유종준 : 당진이 시가 되는 것은 인구증가와 도시 성장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로 보고 있다. 자연스런 과정에 지나치게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경우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당진시 설치가 앞으로 도시 성장을 관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조상연 : 용어부터 바꿔야 한다. 승격을 신조어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상징 조작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당진이 시가 된 것을 마치 쟁취하거나 노력해 습득한 것으로 포장하는데 몰입하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 노력이 시 설치에 기여했다고는 볼 수 있지만 성년이 되면 성년의 날을 축하하지만 달성했다고 표현하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당진은 원주민에 비해 이주민이 늘어나고 도시형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과정에 서 있다. 주민자치에 대한 고민을 심도 있게 해야 한다.

이철수 : 당진시가 되면 인적 인프라 구축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당진이 시가 되는데 많은 기업들의 입주가 큰 역할을 했다. 기업의 입주로 인해 인구도 늘어났고 지방비도 한층 늘었다. 기업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기업들이 좋은 조건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오성환 : 지역경제과장으로 3년간 일하면서 당진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때가 많았다. 기업들에게 왜 당진을 선호하냐고 물어보면 항만과 수도권 근접성을 가장 많이 이야기한다.

앞으로 행정의 과제는 과연 군일 때와 어떻게 다른 시 행정을 보여줄 것이냐에 있다. 시 예산 확보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 지난해에 비해 120억 이상이 증액됐고 시 예산 6천억 시대에 돌입했다. 향후100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당진 10대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50만 자족도시를 목표로 각 분야별로 비전을 선포해 당진의 행정이 나아갈 방향을 약속하고 앞으로 당진시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편명희 : 시설치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는 시민으로서 주민들이 갖는 자긍심이다. 또한 시 설치로 인한 문화, 복지 서비스에 대한 컨텐츠의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다. 반면 인구가 많이 유입되면서 원주민들이 갖는 박탈감과 외지인과의 격차에 대한 우려도 있다. 더불어 교육이나 문화, 복지 측면에서 이주민들이 갖는 괴리감도 크다.

최종길 : 시 설치에 따른 긍정적인 부분, 부정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시 설치로 인해 달라지는 행정 서비스 등에 대해 오성환 국장이 설명해 달라. 이후 시 설치에 따른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 지에 대해 토론자들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겠다.

오성환 : 기업가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외국 바이어를 상대할 때 당진군과 당진시의 차이가 크다고 한다. 이에 따른 투자도 많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처럼 당진이 시가 되면 인구가 늘어날 것이고 투자 부분에 있어서도 군보다는 더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

한편 시가 되면 세금이 늘어나고 의료보험액이 증가하는 것도 현실이다. 주민세의 경우 시가 되면 다소 오르는데 당진은 일정기간 동결하기로 했다. 면허세의 경우 몇 천원가량이 오를 예정이며 학교의 수업료는 당장 오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민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은 의료보험액이다. 주거·상업지역에 사는 농업인 약 460명이 경감받았던 의료보험비 혜택이 없어진다.

이인수 : 시가 되면서 이미지 부분에 있어 분명히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기존에 충남도내의 도농복합도시를 볼 때 시가 된다고 해서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조상연 : 행정에서는 시가 되면 인구증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하는데 통계청의 인구 증가율을 살펴볼 때 시 설치와 인구 증가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시 설치 후 인구가 감소한 도시도 있을 정도다. 인구 증가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섣부르지 않은가 싶다. 시가 되면 재산세를 비롯한 세금, 농어촌특례입학 제외 등 일정부분 주민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철수 : 의원 생활을 할 때 외국에 나가면 당진시와 당진군의 차이가 크다는 걸 느꼈다. 군이라면 왠지 마음이 움츠려드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처럼 당진시 설치로 인해 주민들이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

송영팔 : 서울에 갔을 때 당진군에 산다고 하면 공기 좋은 곳에 살아서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처럼 당진군이 갖고 있었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좌시하면 안 된다.

도로정비가 늘어나고 인구가 밀집돼 투자가 증가할 때 동반되는 악영향도 생각해야 한다.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된다.

복지예산이 늘었다고 하는데 타시군에 비해 복지예산은 최하위 수준이다. 인구비례에 비해 복지시설과 예산이 결코 많은 것은 아니다.

안효권 : 외지에서 온 분들이 당진의 첫 이미지는 무질서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에 따른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

시 승격보다는 시 전환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자치단체장의 경우 시로 전환되면 무언가 빨리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공장개별입지 완화 등의 정책이 나오고 있다. 조급함을 버리고 지역의 장기발전 계획을 세우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예산편성의 기본은 올바른 분배에 있다. 교육 예산은 미래에 투자하는 것인데 당진의 경우 6.5%에 그쳤다. 지역의 정체성 확립도 시급하다. 주민들은 문화교육도시를 원하고 농업 장려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군은 산업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이주민이 유입되면서 지역공동체가 훼손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에 대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정규룡 : 원도심 상인 입장에서 이야기 하자면 시 설치에 걸맞는 도시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신시가지와 구도심의 균형발전이 시급한 과제다. 원도심의 도시환경 개선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농촌지역과 원도심에 대한 공시지가와 과세 기준을 비교해 볼 때 원도심이 당진시의 예산 증대에 기여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편명희 : 변화하는 세금 제도와 더불어 혜택 등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농어촌특례입학제도에서 제외되면서 이미 상위 5등 안에 드는 학생들이 외지로 나갔다고 한다. 인재가 한 번 당진을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는 어렵다. 하루 속히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 인재 유출을 막아야 한다.

오성환 : 당진은 현재 학급수가 부족해 170여 명의 학생이 타 지역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학생들의 대다수가 경제력이 영세한 가정의 자녀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에 평생교육과를 신설했고 산업단지 개발 시 초등학교 대신 고등학교와 병원 용지를 넣었다. 현대그룹에 요청해 송산2산단에 자립형 사립고와 대학교 유치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최종길 : 이야기가 이번 좌담회의 핵심 주제였던 ‘당진시 설치에 따라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각자 전공 분야에 있어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는지 말해 달라.

유종준 : 앞으로 당진시가 도시 성장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균형발전을 중심으로 계획적인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도시가 성장하다 보면 외곽으로 확장하려는 성격이 있는데 이는 막아야 한다. 도농복합도시로서 당진의 환경은 굉장히 좋은 자산을 갖고 있다. 농촌과 바다의 경관, 발전된 도시가 함께 어우러지는 당진시가 되어야 한다.

한기흥 : 지역 경제에서 기업을 빼놓을 수는 없다. 헌데 기업가들 사이에서는 당진이 인허가 규제가 심하다는 의견이 많다. 시민의 풍요로운 삶을 저해하는 것은 규제해야 하지만 기업이 원활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

기업의 고용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기업에서 지역 내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당진시가 나서 직업전문학교, 폴리텍대학, 마이스터고 등을 유치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제도도 열악하다.

조상연 : 주민자치 확립이 부족한 가운데 시가 되면 도시가 소수집단의 이익을 위해 난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주민참여예산제에 있어서도 조례만 제정되었지 실제 실행은 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의 지원에 있어서도 군민들의 고용문제와 처우개선 문제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

이인수 : 인구 규모에 걸맞는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세워야 한다. 20~25만 정도의 인구가 교육, 의료 등에 있어서 가장 바람직한 인구 규모라는 것이 학계의 이야기다. 원주민의 삶의 질이 우선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송영팔 : 복지분야에 있어서는 10년 이상 혼자 살고 있는 여성 노인에 대한 지원과 노인들의 주택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자랑을 위한 여성친화도시 정책보다는 실질적으로 교육, 영유아, 아동, 청소년에 대한 복지가 이뤄져야 한다. 대형 복지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읍면에 사는 노인들을 위한 거점 복지시설을 중간지점에 만들어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편명희 : 여가선용과 취미에 그치고 있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해 꿈을 이룰 수 있는 배움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행정과 주민, 지역사회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공정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육아 후 노동력이 있는 여성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안효권 : 시민들도 역량을 확대해 다양한 분야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주민자치를 이뤄야 할 것이다.

황선숙 : 당진시장 5일장마다 외지상인들이 벌어가는 돈이 1천만원이 넘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당진시장이 획기적으로 변해야 하며 원주민이 앞장서야 한다.

이철수 : 행정의 질적 서비스가 향상되어야 한다. 도시발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은 행정이다. 행정이 움직이지 않으면 도시변화는 어렵다. 공무원들의 마인드가 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