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균 씨 아내 실로체리 씨는 지난 12월 당당히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정창균 씨는 “아내가 어린이 영어강사로서 유치원에서 일하고 싶어하더라고요. 그런데 교보재도 함께 갖고 다녀야 하고 차가 필요하더라고요. 외국인이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쉽지가 않잖아요. 아직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아 시험을 볼 때나 공부할 때 어려운 부분이 많더라고요.”

실로체리 씨는 필리핀에서 지난 2008년 1월 한국으로 왔다. 4년이 다 돼 갈 무렵 실로체리 씨는 운전면허에 도전하게 된다. 남편 정창균 씨의 도움도 컸다. 응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학과시험 공부를 도와주고 운전연습도 함께했다.

“얼마 전부터 학과 시험이 외국인들을 위해 9개 언어로 번역돼서 볼 수 있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시험을 보기 위한 문제집은 모두 한국어로만 되어있더라고요. 그래서 짧은 영어지만 아내에게 설명해줬죠.”

학과시험을 두 번 만에, 장내기능시험을 한 번에 통과한 실로체리 씨는 도로주행시험에서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연습면허가 나온 뒤 주말마다 시험장을 찾아 연습을 했죠. 그런데 문제는 언어였어요. 아무리 운전 실력이 좋아도 채점관이 지시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채점관도 도와주려고 열심히 설명하지만 기본적인 언어장벽은 넘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아내가 시험 보는 곳에 찾아가 통역사 노릇을 자처했어요.”

실로체리 씨는 결국 세 번 만에 92점을 얻어 도로주행시험에 합격했다. 운전면허 시험을 치르는 데 들어간 비용도 1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정창균 씨는 사연을 인터넷에 올려 다른 다문화가정 사람들과 공유했다.

“이주 여성들이 운전면허에 대한 갈망이 있더라고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인터넷에 글을 올렸죠. 그랬더니 많은 분들이 연락해 자세하게 묻더라고요. 사실 제가 한 것은 별거 없어요. 남편 분들이 미리 정보를 찾아서 아내 분들한테 설명해주고 도와주면 쉽게 합격할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