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한미 자유무역협정(이하 FTA) 협상 타결 후 4년 4개월만인 지난해 11월22일, 수많은 농민들의 반대와 우려 속에 끝내 여당의 단독처리로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야 5당, 시민단체, 시민 1만여 명이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미 FTA 비준 무효·비준안 철폐·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고 국내 곳곳에서 농민을 포함한 시민들의 촛불 행렬이 이어졌다. 한미 FTA 체결로 인해 농·축산업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진의 농민들은 구체적인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들이닥친 ‘한미 FTA 발효’에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한미 FTA가 당진농업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야별로 분석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연재기사를 8회에 걸쳐 보도한다.

한미 FTA가 통과되면서 지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대체로 대기업 하청의 중소규모 기업들은 관세 인하에 따른 수출 증가로 인한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었다. 또한 수입 원자재의 단가 인하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반면 시장 개방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 지고 경영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했다.

중소기업 - 수출 증가에 따른 수익개선 기대

지역의 중소기업에서는 한미 FTA 통과에 따른 관세 인하로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제품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미국 시장이 열리면 한국산 수출품의 판매량이 증가해 매출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과 IT, 조선 관련 업계에서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며 “지역의 주요 업종인 철강 분야에서도 대미 수출량이 확대될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한 국가로 무역에 의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시장 개방은 국민소득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수도권 규제 완화와 국제적인 경기침체 현상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 조짐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에 따라 충청남·북도 북부에 위치한 당진을 비롯한 천안과 아산, 진천, 음성 등 도시의 기업체 유입이 감소한 상태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고속도로, 항만 등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문산단 분양률이 30%에도 못 미치고 황해자유구역 송악지구가 축소되는 등 지역경제가 부침을 겪고 있다.

소상공인 - 치열한 경쟁과 경기침체로 ‘위기’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한미 FTA로 인한 영향으로 기업체 수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지역에 고루 전달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지역에 입주한 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이 본사로 넘어가고 근로자들의 소비가 타 지역에서 이뤄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로 원활하게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농축산 농가들의 수익 감소로 읍면지역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치운 당진소상공인협의회장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큰 기업의 어려움은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지만 지역의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며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물가가 높아지면서 상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묵 송악읍 복운3리 상가번영회장은 “주변에 상가들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인건비 상승에 물가,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으로 가격을 낮추기 힘든 구조”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소상공인 지원 대책 마련해야

지역 상인들은 지자체가 농민들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카드수수료 인하와 금융지원에 관한 정책이 세워지길 기대했다. 지역의 한 주유소 사장은 “리터당 마진의 절반은 카드사가 가져가고 나머지 절반은 임대료와 인건비를 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며 “남들은 사장님이라고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일 뿐 실속이 없다”고 말했다. 당진시장상인회 황건성 회장은 “시설 현대화 등을 통해 특화시장 조성하지 않으면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 것”이라며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편안하고 쾌적한 시설을 마련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소상공인들의 협력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현묵 송악읍 복운3리 상가번영회장은 “자재 공동구매 등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려고 해도 참여률이 떨어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이 힘을 합쳐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한목소리를 전달하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