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절제의 미덕을

지난주에 치러진 서울대 논술고사 문제가 잠시 화제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 소설에다가 서울대라는 이름을 업고 매스컴에 등장했기 때문에 아마 그랬을 것이다.

어쨌든 그 내용을 보면 조지 오웰의 우화소설 ‘동물농장’의 한 장면을 제시문으로 주고 거기에 언급된 인간사회의 여러가지 문제를 밝히고 이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것이었다.

주입식 교육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논술고사의 의도가 잘 드러난 한 예이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우리 청소년들이 이와같은 단련과정을 충분히 제공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시 말해서 논리적 사고력이나 판단력, 또는 창의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머리’만 크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볼 줄 아는 눈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생활철학을 지녀야 한다.

먹고 사는 것이 풍요로와지면서 요즘 아이들은 부족한 것이 없다. 부족함이 없이 풍요롭다는 것은 분명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생활속에 나타나는 청소년들의 사치와 낭비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무절제한 사치와 낭비는 그들의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문제가 심각한 것은 부모들의 부추김이나 묵인에 의해 이러한 사태가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10만원도 넘는 구두나 운동화는 보통이고 수십만원짜리 옷도 흔하다. 무선호출기는 필수요, 휴대폰까지 갖고 다니는 아이들도 있다. 학용품이나 책가방도 유명메이커 제품이나 외제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근검과 인내심과 겸양을 기대한다는 건 무리다. IMF시대를 맞는 어려운 국가경제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분별한 사치와 낭비가 청소년들의 건전하고 강인한 인격형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이다.

분수에 넘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자식이 귀엽다고 또는 남에게 기죽지않게 해야 한다고 해서 그들의 응석을 받아주거나 투정을 묵인해서는 안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근검절약하는 생활태도요, 자신을 억제하고 낮추는 겸양과 인내심이며, 더 나아가 남을 위하는 이타심과 공동체의식이다. 이것이 바로 그들에게 생활철학으로서 절제의 미덕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러한 책임의 대부분은 가정의 부모들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