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는 거주 인구 76만 명 중 10%가량이 외국인이다.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이유 중에는 반월공단 때문이기도 하다. 1977년 전국 최초로 도시설계를 통해 건설된 안산신도시는 상업, 주거, 생산, 소비 등으로 분리·연계되도록 계획됐다. 현재 유치한 공장 수만 3000여 개에 이른다.

반월공단 등 많은 공장에서 인력 수요가 크게 늘게 되자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연수생제도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이 확대된 것이다. 안산시에서도 원곡동은 전국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은 곳이다. 원곡동은 반월공단과 안산역이 가깝다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게 됐다.

원곡동은 지난 2009년 지식경제부로부터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과 내국인이 모여 사는 다문화마을 특구로 지정됐다. 거리의 상점 간판과 도로표지판 등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다중 언어로 표기되어 있다.

거리를 걷다 보면 외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많은 외국인을 볼 수 있다. 동네 슈퍼에서도 영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로 표기된 할인 품목 알림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크게 늘어난 이주민과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8년 다문화가족행복나눔센터(원장 김영수)가 개설됐다. 다문화가족행복나눔센터는 한국 사회에 대한 적응이 어려운 외국인들에게 다양하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 직원은 4명뿐이지만 영어, 러시아어 등 이중언어 사용이 가능하다. 센터는 토요일을 제외한 평일과 일요일에 이용 가능하다. 일요일에도 운영을 하는 이유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휴일을 통해 상담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월 평균 40건 이상을 상담하고 있다.

전경천 부원장은 “현재 안산에는 다문화가정,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등 외국인 신분으로 사는 거주자들이 많다”며 “이들 중에는 언어소통, 임금체불, 산업재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비용 부담 높은 치과진료 호응 높아

다문화가족행복나눔센터는 △외국인주민 한국어교육 △법률교육 △난타교실 △다문화 관계향상 프로그램 △자조모임 △의료지원사업 △출입국 상담 △이·미용 서비스 △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가 설립된 후 가장 먼저 치과진료소를 마련했다. 전경천 부원장은 “내국인들도 비급여과목이 많아 부담되는 병원이 치과”라며 “경제적 형편이 여의치 않은 외국인들은 상황이 더욱 열악해 개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를 위해 병원과 협약을 맺고 다문화가정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센터 의료서비스를 받는 인원은 월 80여 명에 달한다.

치과진료는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 종합진료는 매월 넷째주 일요일에 실시된다. 지난 5월에는 한 필리핀 여성이 청각 장애를 앓는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센터 연계 병원과 협력해 무료로 수술을 해주기도 했다. 센터 내 상담사례를 살펴보면 여성결혼이민자 10명 중 8명은 의사소통 문제로 가정 위기나 파경을 맞는다.

이는 한국어로의 소통 문제도 있지만 문화차이로 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센터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부부상담, 가족상담 교육을 실시한다.

직장·출입국 사무소 등 복합문제 해결

한편 센터를 찾아오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복합적인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 기관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 예를 들어 어느 필리핀 노동자가 공장에서 한국인 동료의 텃세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례를 상담하던 중 비자 만기로 불법체류 신세라는 사실을 접하기도 하는 것.

한국어가 능통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출입국사무소는 높은 장벽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센터가 이를 돕는다. 내국인들이 접하기에도 어려운 전문용어들이 많다. 외국인 노동자가 직장 내 갈등이나 차별을 겪는 경우에는 센터 관계자가 직장 매니저나 관리자에게 이를 알리고 시정 조치를 요구하기도 한다. 때문에 다문화가족행복나눔센터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법률·출입국 상담 지원 서비스의 호응이 높다. 센터가 자신을 대신해 항변해주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데 앞장서기 때문이다.

또 가정폭력을 당하거나 실직, 산업재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결혼이민자, 난민, 유학생들에게는 이주민 쉼터를 제공한다. 쉼터는 2인 1실을 기본으로 총 25개 방이 있다. 입소한 이들에게는 무료급식, 기초생활지원, 자활훈련, 가정전문상담 및 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가족행복나눔센터에도 어려움은 있다. 다문화가족 지원시설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경천 부원장은 “쉼터의 경우 복지시설로 운영되고 있지만 다문화가족을 위한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한 지원 시행령이 없는 실정”이라며 “전기요금, 수도세 등 각종 공공요금의 감면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문화’라는 용어와 개념이 거대 담론으로만 논하다보니 실제 적용되어야 할 미시적인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기획취재팀

<편집자주>

국내에 다문화가정이 정착한 지 10여 년이 지나면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고 있다. 결혼과 취업 등 다양한 목적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들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이를 돕기 위해 많은 기관, 단체들이 나선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다문화가정과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안산시 다문화가족행복나눔센터 사례를 보도해 지원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 본 기획취재는 충청남도 지역미디어발전위원회 지역언론 지원사업으로 취재, 보도됩니다.(연합기획취재팀 - 당진시대, 홍성신문, 청양신문)

<글 싣는 순서>

- 당진 다문화가정 현황

- 국내 다문화 지원기관

: 안산 다문화가족행복나눔센터

- 국내 다문화 지원기관

: 한국다문화정책연구원

- 국내 다문화 지원기관

: 이주여성 긴급지원센터

- 필리핀 사례 : 아시아 브릿지 1

- 필리핀 사례 : 아시아 브릿지 2

- 필리핀 사례 : 다문화 한글학교

-필 리핀 사례 : 다문화지원 한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