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사요? 보면 몰라요, 길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있어야죠.”
“시청 옮겨가고 가뜩이나 어려운데, 올 여름은 더워서 그런지,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사람이 더 없어요.”
“명품거리? 대체 누굴 위한 명품 거리라는 건지... 차도는 불편하고 인도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부서지는데...!”
“세무서 들어온다고 해서 좀 기대했는데, 장사에는 별 도움 안돼요.”
구 군청사에 예산세무서 당진지서와 신성대학, 각종 사회단체 등이 입주한 지 6개월이 지났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청사 이전 문제는 여러 기관과 단체의 입주와 함께 사그라진 듯 보였다. 신성대학 제2캠퍼스 설립이 물거품 되면서 당진시가 부랴부랴 세무서와 대학을 유치했지만 구도심 공동화 현상에 대한 이렇다 할 만한 대책도 없이 청사를 이전한 시에 대한 상인들의 원망은 여전했다. 타 기관과 단체의 입주가 유동인구 증대나 영업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원도심 활성화 방안으로 몇 달 간 통행을 막고 명품거리를 조성한다며 설치한 도로와 인도에 대한 불만도 컸다. 인도에 설치한 나무데크는 자주 파손됐고, 도로 역시 영업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올 여름에는 계속된 무더위에 이어 늦은 장마와 태풍, 경기침체 등 악재도 겹쳤다.
“신성대학, 세무서 효과 없다”
지난 3월 구 군청사에 예산세무서 당진지서가 이전, 개서하고 봄학기를 시작으로 신성대학 평생교육원과 폴리텍대학이 개강했다. 하지만 구 군청사 앞 상가들은 기관과 대학, 사회단체의 입주로 유동인구의 증가는 크게 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구 군청사 바로 앞 화장품 가게 대표는 “세무서가 들어왔다고 매출에 변화가 온 것은 없다”며 “시청이 이전한 뒤로는 거리가 여전히 허전하고 유동인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캐주얼복을 판매하고 있는 상가 주인도 “세무서가 온다고 해서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효과는 없다”며 “학교들은 들어와 있는지 알지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매출이 줄어든 건 식당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음식점 대표는 “시청이 이전하고 나서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배달은 크게 줄지 않았는데 홀 손님은 절반이상 줄었다”며 “시청 이전 후 세무서나 대학들이 들어왔지만 줄어든 손님을 메우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원도심 공용주차장에 주차건수도 시청 이전에는 일일 평균 200대 이상이었으나 최근에는 130대 가량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누굴 위한 명품도로인가”
시청 이전 후 줄어든 유동인구로 인한 매출 감소를 호소하던 상인들은 하나같이 도로와 인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당진시에서 지난해 8억여원을 들여 구터미널에서 성모병원까지 조성한 명품테마거리에 대한 불만이었다.
당진읍 구터미널에서 성모병원간 300m구간이 명품 테마 문화 공간으로 조성된다.
당진시는 지난해 보행자중심의 명품테마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차량의 속도 저감을 위해 아스팔트 대신 돌로 도로를 포장하고 보행공간 조성을 위해 나무데크로 인도를 설치한 뒤, 야간조명시설과 곳곳에 소공원, 쉼터를 설치했다. 하지만 공사가 완료된 지 얼마되지 않아 인도의 나무데크 곳곳이 파손되기 시작했다.
남상현 원도심상가번영회장은 “명품도로라고 해서 돌을 깔았는데 차를 타고 지나다니다보면 꼭 마차를 타고 비포장 도로를 가는 느낌”이라며 “부실공사때문인지, 나무데크가 약해서 인지 자주 부서져 여러번 보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방치되고 있어 사고위험까지 있다”고 말했다.
한 상인은 “도로와 인도를 울퉁불퉁한 돌로 구분해 놓는 바람에 오히려 차를 세우고 잠깐 매장에 들려 물건을 사는 손님들마저 정차를 할 수 없게 돼 발길이 끊겼다”며 “차량이 오갈 때 소음도 심하다”고 말했다.
상가주변 임시정차 가능하게
상인들은 하나같이 “주차단속으로 장기주차를 막더라도 도로와 인도 사이의 턱을 없애 상가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잠시 차를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구도심 일대 상가에 잇따라 발생한 매장 앞 유리파손 사건으로 인해 방범용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서울시에서는 점심시간대 시내 소형 음식점 주변의 불법 주정차 단속을 완화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편집자주] 해외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둔화와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에 놓였다. ‘금융위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떠도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내수의존도가 높은 지역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본지는 지역 상권과 금융권들을 중심으로 돌아보는 기획 <지역경제르포>를 연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