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면 천의리 김선중씨
칼국수 팔던 생계터전 순식간에 무너져
복구도 불가능, 눈물로 하루하루 "아흔넷 되신 어머니, 사신게 그저 고마울 뿐"
정미면 천의시장에서 20년 넘게 칼국수 장사를 해온 김선중(62세)씨는 함께 모시고 살아온 친정어머니에게 아직도 참혹한 수해현장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다. 지붕과 기둥만 남긴 채 모두 휩쓸려 무너진 식당을 보신다면 연로하신 어머니는 그만 충격으로 돌아가실 것 같아서이다.
김선중씨는 아직도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새벽마다 교회에 나가 울면서 기도하는게 일과가 돼버렸다.
"어떻게 마련한 집인데..."
그날 폭우는 김씨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일곱 번이나 이사 다니다가 어렵게 장만한 식당도, 착한 며느리가 들여 놓아준 가구도, 녹두며 콩, 바짝 말려두었던 연탄 50장... 모두다 떠내려가고 무너졌다.
김씨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어려운 형편에 보태쓰라며 교회 목사님께서 건네주신 돈으로 사놓았던 밀가루 10포대가 물에 잠겨 짐승에게도 줄 수 없는 쓰레기로 변한 것이다.
비록 식당은 허름한 흙벽집에 보잘 것 없었지만 칼국수 맛은 그만이어서 한때는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 솜씨로 아흔넷 되신 친정 어머니를 모시고 비록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화평하게 살아왔다.
그런 김씨의 생활은 단 몇시간의 폭우로 삽시간에 뒤바뀐 것이다. 그래도 김씨는 어머니가 살아 남아신게 그저 고마울 뿐이다.
"백살 되실 때까지 6년만 더 사시라고 제가 빌었어요"
가라앉은 목소리로 얘기를 이어가던 김씨는 "어머니 몸이라도 괜찮으시면 남의 집에 가서 설거지라도 하고 살텐데.."라며 금새 울먹였다.
김씨는 엊그제 면사무소에 집을 철거해 달라고 부탁했다. 도저히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졌기 때문이다.
"가진거라곤 칼국수 만드는 재주뿐인데 포장이라도 치고 장살 해야지요"
무너진 집 근처에 방 한칸 빌려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씨는 환갑이 넘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오늘이 힘에 부칠 뿐이다.
우체국 310680-0002367 김선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