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겨울이었다.
겨울은 으레 추우려니 하면서 인내하곤 한다.
그러나 이번 겨울은 유행어에 이르면 “추워도 너~무 추었다”고 말해야 한다.
세상의 추위가 온통 다 몰려온 것 같았다. 눈이 오지 않는 지역인데도 올 해는 눈이 많이 내려 쌓이기도 했다 한다. 선방에 입방한 스님들은 지나치게 일찍 온 눈 탓에 입선 하자마자 매일 눈을 쓸어 내리는 일이 일과였다.
그래도 봄은 온다.
따스하게 해가 비치는 자리에는 벌써 쑥이 자라고 있고 나무에서는 꽃망울이 커 가고 있다. 밭에서는 이름모를 풀 들이 벌써 꽈악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겨울의 추웠던 아픔은 다 잊은 듯이 새로운 날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다.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리 고통스러울 만큼 추었다 해도, 아팠다 해도, 헤진 이부자리가 그리울 만큼 추위가 무서웠다해도 봄 날 긴 망토를 벗어버리듯이 사그리 벗어던져 버리자.
묵었던 옛 일들을 싹 지워버리자. 손해스러우면 손해보는 대로, 왁자지껄하면 시끄러운 대로,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남루하면 비참한 대로, 조촐하면 초라한 대로, 오싹하면 추운 대로, 굶 주리면 배고픈 대로 말이다.
작고 가벼운 여유를 두른다면 시작이 가능하다. 봄 날이 시작되듯이 나의 삶이 새로이 시작된다. 우리는 또 우리의 미래를 시작할 수 있다.
잡아함경에 있는 말씀이다.
“진실로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주위로부터 자신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불가에서는 연꽃을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더러운 진흙 속에서도 맑은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일들이 많은 세상에서 자신의 본성을 지키고 절제하는 것이 자신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 화사한 봄의 축제를 맞이하시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