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성면 양유리 출신 정용선 치안감이 대전지방경찰청장으로 지난 12일 취임했다. 지난해 충남지방경찰청장에서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5개월여 만에 대전으로 귀환했다.

정용선 치안감은 “충남경찰청장 임기를 마친 지 5개월여 만에 대전경찰청장으로 임명받은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며 “지방청장 근무가 두 번째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도 크다”고 말했다. 정용선 치안감은 고향인 충남과 스스로 제2의 고향이라 칭한 대전에서 지방경찰청장을 모두 역임하게 됐다.

“제가 순성에서 태어나 면천초, 중학교를 졸업한 뒤, 17살 때 청운의 꿈을 안고 고등학교로 진학했던 곳이 대전입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결혼 한 곳이기도 하고, 첫째 아이가 태어난 도시이기도 하죠.”

고향 당진만큼 대전이 정용선 청장에게 애틋한 것은 1990년 경감, 2002년 총경, 2011년 치안감으로 승진할 때마다 서울에서 내려와 근무를 했던 인연도 한몫했다. 벌써 경찰관으로 대전에서 네 번째 근무다.

취임 후 지역 어르신들 먼저 찾아

집무실에서 만난 정용선 청장은 취임 후 “후배들이 워커홀릭(workaholic :일 중독자)이라고 놀릴 정도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장은 취임 후 유관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첫 공식 일정이기 마련이다. 통상 대전시청을 첫 방문하는 관례 대신, 그는 노인관련 단체를 먼저 찾았다.

“평소 어르신들을 공경해야한다는 제 개인적 소신에 따라 대한노인회 대전시지부와 재향경우회 대전충남지부부터 방문해 대전지역의 어르신들과 퇴직하신 경찰 선배님들부터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어요. 제 소신대로 앞으로 임기동안에도 각종 범죄와 사고로부터 어르신, 장애인, 아동,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맞춤형 치안활동을 적극 전개할 것입니다.”

정 청장은 “경찰관으로서의 기본적인 철학은 사람의 생명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치매노인이든, 가출청소년이 실종자 가족의 신고가 있으면 한밤중에라도 청장에게까지 직접 보고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경찰만이 진정한 경찰”이라고 말했다.

“가정폭력이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악순환 근절”

정용선 청장은 취임사에서 “가정폭력이 학교폭력으로 번져 강력범죄로 확산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시내 곳곳에 걸린 ‘4대 사회악 근절’ 캠페인이 그것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살인, 강도, 강간과 같은 강력범의 약 70% 내외가 가정불화가 빚은 범죄자라고 합니다. 강력범의 35%가 어렸을 때 가정 내에서 직접적 폭력을 경험했고, 45%는 학창시절에 학교폭력 가해경험이, 16%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정 청장은 이밖에 관련 데이터를 제시하며 “결국 가정폭력이 학교폭력으로, 나아가 사회의 강력범으로 이어지고, 다시 가정폭력으로 회귀하는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사회에 팽배한 양극화로 1등 아닌 대다수는 패배자가 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며 “패배자라는 좌절감이 분노가 되어 강력범, 성범죄자가 되고 노인과 어린 청소년들은 자살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가정 내 교육이 중요한데 여건 상 가정교육이 원활히 이뤄지기 어려운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등은 결연을 통해 사회 구성원이 함께 보듬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정 청장은 취임 후 여성자율방범대 창설을 서둘렀다. 대원들은 앞으로 소외계층의 가정들과 결연을 맺고 ‘함께 사는 대전’을 만들 계획이다.

이밖에도 ‘좋은 부모 되기’, ‘자녀와의 대화법’ 등 특강도 열 계획이다. 또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여성단체 등과 손잡고 캠페인과 교육, 상담서비스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정용선 청장은 “발생하는 범죄를 빠짐없이 검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전에 범죄를 철저히 예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시민들께 범죄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범요령을 알려드리고 범죄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첨단 범죄분석시스템을 활용해 범죄발생 우려지역에 경찰력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의와 겸손 잃지 않겠다”

정 청장은 충남지방경찰청장 당시에는 서산이나 예산 등 관할 지역을 방문했다가도 종종 돌아오는 길에 당진을 자주 들르곤 했다.

하지만 서울 본청으로 발령을 받은 뒤로는 한 번도 고향을 찾지 못했단다. 대전으로 부임해 온 뒤에도 바쁜 날들이 이어져 고향에 계신 어머니와 친구들을 만나러 가지 못하고 있다고.

“고속도로에서 ‘당진시’라는 표지판만 봐도 가슴이 뭉클하죠. 운 좋게도 고향에서 서장도 하고 지방청장도 해서 더 애틋합니다. 농사지어 고생하면서 자식들을 키워내고 이제는 허리가 굽은 고향 어르신들을 볼 때면 특히 마음이 짠하죠.”

정 청장은 “우리 동네 양유리는 많이 변하지 않았지만 최근 당진이 시로 승격되고 외지인들도 많이 늘어나는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며 “전에는 솔직히 당진이라고 하면 오지로 인식해 속상했었는데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고향에 대한 자긍심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런 발전에도 공동체가 무너지지 않고 아름다운 정서와 따뜻한 정이 여전한 걸 볼 때마다 지역발전을 위해 묵묵히 수고하며 고향을 지키고 사는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정용선 청장은 “그동안 승진은 물론이고 자리를 옮길 때마다 항상 기뻐하고 격려해주시는 고향 어르신들과 선후배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당진인답게 언제 어디서나 항상 진취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일하고 예의와 겸손도 잃지 않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우현선 시민기자 mirina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