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문화도 거품 빼야죠”
‘혼례음식 10가지만 차리기’ 함께 결의
IMF한파로 사회 곳곳에서 거품빼기, 씀씀이 줄이기 운동이 펼쳐지는 가운데 본격적인 혼
례시즌을 맞아 ‘검소한 잔치상 차리기’가 시행되는 마을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대면 장항1리 주민들은 지난 2월부터 마을에 혼례가 있을 때 잔치상에 음식 가짓수를 10
가지만 차려놓기로 서로 합의하고 지켜나가고 있다.
‘잔치문화의 거품빼기’를 제안한 것은 바로 이 마을 부녀회(회장 이병자)인데 부녀회원
들은 그동안 각 가정에 잔치가 있을 때마다 서로 품앗이를 해오면서 잔치음식이 필요 이상
으로 많이 차려진다는 데에 문제의식을 통감했었다.
그럼에도 ‘일단 잔치는 풍성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남들이 차린 만큼 차려야 한다’
는 경쟁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캠페인만으로는 가짓수 줄이기가 실제생활에서 실천되지 않
자 혼례잔치에 한해 이같이 ‘집단적으로’ 결의를 보게 된 것.
특히 이 마을에서는 4월달까지 혼례가 있는 가정이 무려 20집이 넘어 이러한 결의를 모아
내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약속에 따라 이 마을에서는 밥과 국, 주류를 포함해 모두 10가지 음식만 잔치상에
오르고 있는데 실제로 지난 1일 당진읍내 식당에서 열린 피로연에는 과일, 고기, 부침, 묵,
김치, 떡만이 상에 올랐다.
행여나 약속을 위반하는 가정이 있을새라 감시원(?)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는 이병자 부녀
회장은 “그동안에는 안주류만해도 육류에 생선회, 마른안주까지 가짓수가 수십개에 달해
젓가락도 가지 않는 음식이 태반이었다”며 “아직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해 약속한 가짓수
이상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사례가 간혹 있으나 그럴 경우 반드시 다른 한가지를 빼도록(수
정과를 집에서 만들었다면 음료수를 올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이러한 규제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한집이라도 약속을 위반하게 되
면 이 운동은 유야무야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음식 가짓수 줄여 잔치비용도 절감하고 골칫거리인 음식쓰레기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안
이지만 막상 실천하기가 쉽지 않았던 ‘검소한 잔치상 차리기’ 이 운동의 선구자가 된 장
항1리 주민들은 이러한 운동이 좀더 많은 마을로 확산돼 검소한 잔치문화가 열리기를 바라
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