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영어클럽 회원들의 모습. (왼쪽부터) 함완성·조의형·이상우·윤미향·미아(원어민 교사)·김한수·구보리 씨
▲ 당진영어클럽 회원들의 모습. (왼쪽부터) 함완성·조의형·이상우·윤미향·미아(원어민 교사)·김한수·구보리 씨

“음… 저… 그게… 아, 이걸 뭐라고 표현 하지요?”

“아이 그러니까… 마이 잉글리쉬 쑥쑥! 업! 업!”

유창하진 않지만 더듬더듬 거리며 한 마디씩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영어 반, 한국어 반, 그리고 웃음소리가 반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가 되면 송악어린이집에 어른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농부·사회복지사·자동차부품 제조업 종사자·발전소 직원·어린이집 원장까지 직업도 제 각각이고 사는 곳도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화기애애한 영어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약 4~5년 전 신성대 평생교육원에서 생활영어를 배우던 사람들 중, 강의는 끝났지만 영어를 꾸준히 공부하고 싶어한 사람들이 있었다. 마침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재능기부로 이뤄지던 품앗이 영어교육을 진행하고 있었고,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몇몇이 스터디 그룹을 만든 게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당진에서는 어른들이 영어를 배우고 꾸준히 사용할 수 있을 만한 자리가 거의 없어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학원이 대부분이고,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해도 꾸준히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금세 폐강되곤 하죠. 여기는 한 두 사람만이 모여도 언제나 이 시간에 오면 수업할 수 있어요.”(이상우 반장)

사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늦은 나이에 영어를 배운 다는 건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는 일이다. 체면 때문에 ‘말 한마디 못 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커서, 하고 싶다는 의지는 있지만 막상 공부모임에 참여하는 걸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를 반증하듯 매주 모여서 공부하는 이들은 많아야 10명 안팎인 반면 온라인 카페 회원수는 200명을 육박한다.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윤미향 씨는 “모임을 만들던 초창기부터 수년 째 함께하고 있지만 실력이 잘 늘지 않아 아직도 더듬거린다”며 “이런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 자신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원어민 선생님의 질문에 때때로 꿀 먹은 벙어리가 돼 어색한 침묵이 흘러도 누구하나 면박주지 않는다.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뜸을 들여도 재촉하는 사람 하나 없다. 영어와 한국어를 마구 섞어가며 콩글리쉬로 얘기해도 괜찮다. 영어 좀 한다고 잘난 척하는 이는 더더욱 없고, 외려 수줍어 말 못하는 사람들에겐 괜찮다며 할 수 있는 데까지 얼마든지 표현해 보라고 다독인다.

“영어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에요. 정확한 문법, 완벽한 문장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 부끄러워 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세요!”(필리핀인 영어강사 미아 씨)

사실 영어모임을 통해 실력이 나아지는 사람도 있지만 최소한 학창시절이나 그동안 배운 영어를 잊지 않기 위해 참여하는 사람도 많다 . 적어도 해외여행을 갔을 때 외국인들 앞에서 벌벌 떨지 않을 만큼 영어가 익숙해지고 친근해 지길 바라는 것.

영어로 표현하는 게 익숙해지는 만큼 회원들 간 관계도 점차 돈독해진다. 사소한 일상을 영어로 나누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들을 표현하다 보니 어느새 툭 터놓고 이야기 하는 사이가 됐다. 교사와 학생, 회원과 회원이라는 관계를 떠나 그야말로 ‘가족’이 됐다고.

회원 구보리 씨는 “영어로 표현하는 게 부끄럽고 어려운 일인데 부족한 모습들을 서로 독려하면서 더욱 친밀해 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영어공부 이외에도 가끔 등산이나 야유회, 봉사활동 등을 진행하며 풍성한 시간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영어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당진영어클럽에서 영어도 배우고 좋은 인연과 추억을 쌓아 갔으면 해요.” (이상우 반장)

>> 회원가입 문의 및 모임안내

■이상우 반장 : 010-2782-7005

■모임 :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송악어린이집(송악읍 기지시리 소재)

■인터넷 카페 : cafe.daum.net/dj36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