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전학파의 경제성장이론을 빌리면, 경제성장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이 딱 두 가지가 있다. 자본과 노동이다. 모든 조건이 불변인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경제를 성장시키려면 노동과 자본 간의 결합방식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즉 자본과 노동과의 관계, 노사관계를 선진화시키는 것이다.

아무리 원수라도 헤어져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왕에 사는 거 함께 살아갈 궁리를 해 보자는 ‘사랑 없는 결혼(Heirats ohne Liebe)’은 오스트리아 사회적 대화를 일컫는 말이다.

‘도나우강의 기적’

자본과 노동의 사회적 대화

오스트리아는 세계 제1차 및 2차 대전의 패전국이며 전쟁으로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입은 나라다. 전후 미국과 소련 등에 의해 10년간 분할통치를 당하며, 우리나라처럼 나라가 두 동강이 날수도 있었지만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정치력을 잘 발휘해 분단은 막을 수 있었다. 이러한 나라가 우리의 한강의 기적처럼, ‘도나우강의 기적’을 이뤄 이제는 중유럽의 강국으로 도약했다. 오스트리아는 유럽 안에서도 모범국가로 대접받고 있다.

오스트리아가 이와 같이 경제, 사회, 문화 융성국가로 오기까지 자본과 노동이 함께하는 사회적 대화모델에 힘입었다. 이들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자기를 희생하며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오스트리아의 경제적 부흥과 분배정의를 몸소 실천해 왔다. 전후복구와 1970년대 세계적 유가파동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작금의 세계적 경제위기에도 자본과 노동은 두 손을 놓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로 오스트리아의 사회경제적 지표는 언제나 OECD국가들의 평균 수준보다 높았다. 물가 역시 사회적 대화의 핵심의제로 오스트리아는 2차 대전 이후로 OECD평균치보다 항상 낮게 유지해 왔다. 실업률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세계화에 따른 정치·경제·사회 그리고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적지 않은 위기가 있었지만 대화와 협력 그리고 평화, 그 자체가 가정의 경쟁력이고 사회의 중요한 덕목이자 가치라고 굳게 믿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통합 ‘사랑 없는 결혼’으로 완성하자!

박근혜 정부가 7070정책(고용률 70%, 중산층 70%)을 들고 집권했지만, 현재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다. 대외적으로 점점 더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제체제로 인한 거센 압력이 있고, 대내적으로는 저성장 기조 하에 사회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남북문제 등 산적한 숙제들과 사회적 갈등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필자는 오스트리아식 사회적 대화모델을 제안한다. 우리도 오스트리아처럼 노동과 자본이 모든 것 다 내려놓고 서로 진정으로 다가가 허심탄회한 대화를 시작하자. 이러한 바람을 저 땅 끝 마을에서 전국방방곡곡으로 불러일으키자. 조그마한 중국집의 사장과 종업원도 그렇게 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사장과 노동자도 그렇게 하자 노사관계의 선진화는 이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자본과 노동을 대표하는 사회적 파트너들은 지난 수십 년간 이러한 방식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왔고, 오스트리아의 경제와 사회, 정치적 안정에 크게 공헌해왔다. 우리나라가 저성장과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고실업과 낮은 고용률 그리고 쌓여져가는 가계 부채 등의 난제들을 풀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오스트리아 방식의 사회적 대타협으로 문제를 푸는 방법밖에 없다. 이는 신고전학파 경제성장이론이 우리에게 내준 숙제인 경제성장의 공식을 푸는 해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