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우리전통 문화이지만 현대인들에겐 너무나 멀고 낯선 단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보급화 돼가는 시대에서 붓은 커녕 펜으로 직접 글 쓰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니 말이다.

서예는 글씨 한 번을 쓰기 위해 벼루, 먹, 붓, 종이를 모두 갖춰야 하니 귀찮을 뿐더러 배우기도 어렵다. 이는 하루 이틀 배워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묵향은 친구삼아 명상하는 마음으로 글씨를 써내려가는 모습은 보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정갈해지게 한다. 당진시노인복지관 묵향실은 도서관 못지않은 정적 속에서 글을 써 내려가는 서예인들의 모습에 진지함이 가득하다.

“글을 쓰다 보면 집중이 되고 잡념도 사라져 심신을 수양할 수 있습니다. 글이 자연스럽게 흐르면 마음도 따라 흐르는 것 같아 더욱 좋습니다.”

당진시노인복지관 묵향실에서 서예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권 씨는 서예를 통해 선현들의 명언과 명시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글을 쓰면서 글 속에 담긴 의미를 다시 되새기고 자신을 반성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깨우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그는 사서삼경과 전통금언을 담아내 ‘금언문장보감’을 편저할 정도로 글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최근에는 지난 1월 7일 전시회를 가진 바도 있다.

김성권 씨는 글을 통해 사람의 성향과 성격까지도 엿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서예는 제 마음을 추스르고 심신을 수양하는 벗이라고.

“글 쓰는 일은 오랜 즐거움이죠. 어린 시절부터 한자공부에 매진해 오면서 사자성어 및 명시들을 적으며 서예실력도 함께 키웠어요. 이제는 쌓아왔던 서예 실력을 주민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글 쓰는 법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2살 어린나이였다. 서원에서 사서삼경을 공부하고 30대에 들어서 한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일상에서 느끼고 본 것을 글로 기록하는 습관을 갖게 됐고 날마다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에 더 분발했다.

“먹이 화선지에 스며들 때 느낌은 뭐랄까, 마음이 스며드는 것만 같아요.”

김성권 씨에 따르면 한 치의 잡념도 없이 마음을 평안하게 해야만 글씨가 잘 나온단다. 때문에 글씨를 쓰면서 자신을 다스릴 수 있다는 점을 서예의 매력으로 꼽고 있다.

“하루가 시작되면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글씨부터 씁니다. 하루를 차분하게 열 수 있죠. 매일 그렇게 썼던 게 서예에 빠진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것 같아요.”

한편 김성권 씨는 당진군의회 의원과 송산농협 조합장을 역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