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긴장된 공부에서 해방돼 행복한 마음으로 인천에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의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꿈은 송두리째 빼앗겼습니다. 4월16일 오전 9시55분, 476명 탑승, 구조자 174명. 300명이 넘는 희생자와 실종자를 내며 공포와 두려움으로 고이 잠든 세월호 침몰 대참사 앞에 우리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실종된 우리 아들, 딸들과 형제들이여 무서운 악몽에서 벗어나 향기롭고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희생자 영령들이시여 무서웠던 악몽에서 벗어나 고통 없는 극락세계에서 행복을 누리소서, 희생자 가족들께 깊은 위로와 조의를 드립니다.
실종자 구조에 애쓰시는 민·관· 군 구조대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병상에 있는 구조자와 구조대원들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더욱 슬프고, 안타깝고 분노를 느끼는 상황에서 언론 보도는 우리를 어이없고 비통하게 만들었습니다. 책임자의 올바른 판단과 지혜로 대처하지 못한 소중한 시간들,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나만 잘 살겠다는 우리들의 어리석은 생활습관이 엄청난 대참사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우리가족과 이웃, 우리국민을 황폐하고 사막과 같은 외로움과 비참함 속에서 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어 버렸습니다.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우리는 다시 한 번 깊은 성찰과 뼈저린 참회의 눈물을 흘려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했습니다. 나를 귀하게 여기듯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존귀하고 모든 생명은 꼭 내 곁에서 공존해야 될 존귀한 생명이라고 했습니다. 모든 생명은 평등하고 하나하나의 만물은 그 자체로 존귀하다고 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법은 인연에 의해 생기고 인연에 의해 멸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너가 있어야 내가 있고 내가 있어야 너가 있으며 너가 없으면 나도 없다. 그물망과 같은 연관으로 계속해서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공동체 속에서 자연과 어우러져서 물 공기 산하 대지 부모와 자식 이웃 일상의 은혜 속에서 너와 내가 하나라는 인연법을 말씀하셨습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이번 사고 중 그 위급한 상황에서 나를 희생하며 많은 생명을 구했다는 모습이 눈물겹도록 위대했습니다. 모든 생명을 부처님 모시듯 아끼고 사랑하는 보시행은 오랜 세월 동안 쌓고 전진하여 마음이 평안해지고 청정해지며 지혜가 샘솟게 돼 평화롭고 향기로운 국토를 이룩할 것입니다. 올해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 사월 초파일은 우리 모두 참회 정진의 날로, 이기심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는 자비의 마음을 키워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