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딱똑딱 벽에 걸린 예쁜 시계는 휴지심으로 만들었다. 다육이가 자라는 작은 화분은 스팸통이고, 꽃잎 모양의 전등갓은 세탁소 옷걸이였다. 윤선미(읍내동·40세) 씨의 손을 거치면 쓸모없이 버려지는 것들이 새로운 것으로 다시 태어나 ‘작품’이 된다.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다부진 손이 온 집안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문에 들어서자마자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가구와 소품이 가득하다. 집안 물건 하나하나, 윤 씨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것이 없다. 침대부터 선반, 찻상, 장식장은 물론이고 화분과 시계, 반짇고리, 각종 수납용기 등 사람의 향기와 정성이 가득하다.
“남편 직장 때문에 당진에 온지 이제 6년차에요. 당진에 이사 왔을 때, 아는 사람도 없고 할 일이 없어 심심하기도 했고, 우울함을 느끼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해 시작하게 된 게 재활용품 리폼이에요.”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손재주
대학에서 의상을 전공한 윤선미 씨는 아이디어와 손재주가 남다르다. 학생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했던 그는 결혼 전엔 그가 살던 부산에서 의상을 전시하는 일도 오랫동안 해왔고, 직접 악세사리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다. 이후 당진에 정착하며 주부로 살아가고 있는 그는 리폼과 DIY를 통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새롭게 알게 됐다.
그는 우유팩·스팸통·달걀판 등 생활에서 흔히 버려지는 것들을 보면 어떻게 활용할지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에 펼쳐진단다. 그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건 휴지심으로 만든 시계다. 둥근 휴지심 8개와 아이스크림통 뚜껑을 이용해 활짝 핀 해바라기 모양의 시계를 만들었다. 완성 후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겨자씨의 감성리폼&DIY(blog.naver.com/jinsim25)’에 휴지심으로 시계를 만드는 방법을 올렸고 포털사이트 메인에 소개되면서 방문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금도 꾸준히 그의 블로그는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 출연 기회도 여러 번 있었지만 수줍은 성격 탓에 선뜻 나서지는 못했다.
나누면서 더 커지는 기쁨
재활용품 리폼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구 DIY와 셀프인테리어, 바느질까지 다양한 소품과 가구를 만들고 있다. 블로그 활동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관련 업체의 지원으로 나무 자재 등 재료비 부담이 줄어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얻는 것보다 나누는 게 더 많은 마음 따뜻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재능과 지식, 경험을 블로그를 통해 나누고, 만든 작품 역시 지인들에게 선물하면서 더 큰 기쁨을 느낀다고.
“사람들 모두 저마다 잘하는 게 있듯, 리폼과 DIY를 하는 손재주는 하늘이 주신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만든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할 때 기쁨도 커서 아낌없이 나누는 편이에요.”
언제나 뚝딱뚝딱 무언가를 만드는 그를 보며 자란 아들 김영빈(13)과 딸 김미소(5) 역시 그의 솜씨를 닮았는지 만들기나 조립 등에 재능을 보인다. 그가 즐겁고 행복해서 하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자녀 교육으로 연결됐다.
윤 씨는 “손으로 만드는 게 그리 거창한 일은 아니다”라며 “주변에 소소한 물품들을 다시보면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많은 재료가 필요하지 않아요. 일단 우유팩이나 휴지심, 스팸통 등을 모아 보세요. 화분, 믹스커피 수납통 등 무궁무진하게 만들어 활용할 수 있어요. 아기자기하고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답니다.”
윤선미 씨의 리폼 강좌
휴지심 시계
■재료: 휴지심 8개, 아이스크림통 뚜껑, 젯소(프라이머), 페인트, 글루건 등
■만드는 법
1. 바닥에 마스킹테이프를 붙여 놓고 휴지심을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간격을 맞춰 틀을 잡는다.
2. 휴지심을 단단히 잡아 줄 두꺼운 종이(또는 우드락)를 붙인다.
3. 휴지심 끝에 글루건을 이용해 두꺼운 종이에 붙인다.
4. 아이스크림 뚜껑에 프라이머를 바른 뒤 페인트를 2~3번 발라준다.
5. 불에 달군 송곳으로 뚜껑 중간에 구멍을 뚫어 시계무브와 시계바늘을 단다.
6. 시계바늘을 끼운 뚜껑을 휴지심에 붙인다.
우유팩 수납통
■재료: 우유팩 여러 개, 포장지, 글루건 등
■만드는 법
1. 우유팩을 적당한 높이에서 사선으로 잘라 준다.
2. 우유팩을 포장지로 감싼다.
3. 여러 개의 우유팩을 글루건으로 붙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