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아버지·할머니보다는 오빠·언니라 불리는 것이 좋은, 마음만은 ‘청춘’인 이들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색소폰과 기타, 드럼, 아코디언, 보컬로 꾸려진 실버악단(단장 송종식·가칭)은 1년 전 당진시노인복지관의 동아리로 출발해 이제는 다른 누군가에게 재능을 기부하는 번듯한 악단으로 거듭났다.
실버악단은 62세의 이병국 씨가 젊은 축에 속할 정도로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악단이다. 이들은 젊었을 적에도 악기를 취미로 다뤄왔다. 드럼 정인진(68) 씨는 군악대에서 드럼채를 잡기 시작해 50년 이상 드럼과 함께했지만 일상에 치여 좋아했던 악기도 뒷전으로 미뤄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제2의 인생을 살면서 힘차게 연주에 매진하고 있다.
“색소폰의 마우스피스에 이가 꼭 맞아야 하는데 이가 고르지 못하니 안 맞는 거야. 그래서 석 달 동안 온천에 가서 숫돌로 이를 갈았어. 이건 며느리가 알면 창피한 일인데…”(조천형)
테너 색소폰을 연주하는 조천형(67) 씨는 처음 실버악단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실력이 지금 같진 않았다. 처음 한 곡을 연주할 때 악단을 따라가지 못해 색소폰을 입에 물고만 있기도 하고 처음과 끝만 연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테너 색소폰을 연주하는 이병국 씨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새벽부터 연습했으며 심지어 연습하다 논두렁에 빠져 다칠 날 뻔 하기도 했다고. 그 노력 덕택에 이제는 근사한 테너 색소폰 연주자로 다시 태어났다.
나이가 가장 많다는 보컬 김영희 씨는 “노래가 보약”이라고 말한다. 그는 “노래 때문에 이렇게 건강한 것”이라며 “마음을 울리는 노래는 보약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노래가 좋은 실버악단은 10월에 열린 충남어르신축제에서 오프닝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18일에는 (주)실버프리 송악에서 무대에 올라 재능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제 다른 이에게 젊음의 노래를 들려주며 당당한 노후를 맞이하고 있다.
<단원명단>
■송종식(단장), 김명식, 김종운, 최영희, 정인진, 유교식, 박영신, 조천형, 이병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