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딸 연진이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고열. 의사는 가망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희망은 있었고 연진이는 다시 또랑또랑한 눈으로 엄마를 바라봤다. 그도 잠시, 연진이는 9개월이 돼도 목하나 가누지 못했다. 그렇게 고열은 연진이에게 뇌성마비를 남겼다.

연진이가 뇌성마비라는 진단을 받은 후 엄마 정선이 씨는 그냥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던 그는 성경공부를 시작하며 “장애를 가진 딸을 나에게 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늘은 무심했다. 연진이가 13살이 되던해, 암으로 투병하던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세 딸과 정 씨는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

장애인들을 가슴에 품다

그 뒤 정 씨는 일을 시작했으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장애아를 둔 부모가 가진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정 씨는 본격적으로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샤론의 집’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키웠다.

“연진이를 키우면서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들이 정말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부끄러워 집안 대소사도 참석하지 않고 남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마음 편하게 놀러 다니는 건 꿈도 못 꿨죠. 저처럼 힘들어 하는 부모들을 생각하며 샤론의 집을 만들게 됐습니다.”

9남매의 막내로 자란 정 씨는 그 옛날 어머니들처럼 장애를 가진 이들만 보듬으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설을 갖춰야만 했고 장소를 알아보던 중 지인의 소개로 당진에 오게 됐다.

지원도, 법인도 안 돼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인 샤론의 집은 연진이를 포함한 7명의 장애인들이 정이선 원장과 가족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곳이다. 정 원장 외에 인력을 둘 형편이 안 되기에 여성 장애인들만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들 중 2명은 거동이 불편하며 5명은 인지능력이 부족하다. 대부분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이들이기에 다가오는 추석에도 반겨줄 곳이 없다.

정부에서는 민간시설인 공동생활가정은 지원하지 않는다. 타 지자체의 경우 조례를 통해 지원을 해주는 곳도 있지만 당진은 그렇지 않다. 법인화 하고 싶어도 남겨진 빚이나 부족한 인력 때문에 힘든 실정이다. 더구나 근저당 잡힌 토지를 구입하는 바람에 경매에 넘어가버린 시설을 다시 찾아오며 1억 원이 소요됐다. 이들을 돌보는 것이 어려워도 힘들지 않은 정 원장이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은 그를 하루하루 지치게 한다.

“그래도 감사해”

이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작은 손길을 뻗어오는 곳이 있어 “그래도 감사하다”는 정 원장이다. 얼마전엔 동부발전(주)에서 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 해 받은 기부금으로 저온창고와 노래방 기계, 프로젝트 기기를 설치했다. 노래방에 가는 것조차 어려웠던 이들에게는 큰 기쁨이다. 정 원장은 “아이들은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그냥 밖에 나가 함께 노래 부르고 자장면 하나 먹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그저 감사한 정 원장이지만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는 이 아이들을 볼 때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정 원장은 그가 피곤할 때면 어깨를 주물러주고 힘들어 하면 설거지 해주는 착한 아이들을 더 많은 곳에 데리고 가지 못하는 것이 내심 미안하다. 그는 “가족들을 모두 태울 수 있는 차량이 한 대만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어렵게 소망을 전했다.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의 : 010-3929-9182(정선이 원장)

후원 계좌 : 351-0534-7211-13(농협, 예금주 샤론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