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농촌 인구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소득은 줄어든다. 반면 생산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농민들은 생산비마저 보장받지 못한다고들 한다. 최근에는 자유무역 확대로 수입 농산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우리나라 농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농민들이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지자체 차원의 농업보호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기획보도 ‘조례’에서는 농업 부문의 조례들을 살펴보고자 조상연 당진참여연대 사무국장과 김희봉 당진시 우리농업살리기 운동본부 대표, 강사용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전 의장이 참여해 대화를 나눴다.

김희봉: 농업·농촌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부터 문제가 있다. 조례의 직접적 수혜자인 농민의 목소리는 거의 반영되지 않고 행정의 입장에서, 행정 중심으로 조례가 제정되는 것이다. 농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행정적 편의를 위한 조례가 많다.

전북 조례의 경우 현장에 훨씬 밀착돼 있다. 조례를 제정할 때는 이해 당사자가 참여해야 한다. 이는 행정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농업인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농업 조례는 농민 자신들과 관련된 일이지만 대해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나주시의 경우 친환경 농업 육성 조례가 제정돼 있어 위원회 구성·사업비 편성·지원 정책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당진시는 ‘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과학관 설치·운영 조례’와 ‘친환경상품 구매 촉진 조례’만이 제정돼 있다. 이처럼 시설·기구를 설치하고 운영을 지원하는 조례가 대부분이다.

‘당진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는 최초로 주민발의를 통해 제정돼 유의미하지만, 로컬푸드를 공급하는 대상이 유치원과 학교로 국한돼 있어 아쉽다. 보육시설·노인복지시설 등 공공시설에 포괄적으로 지원을 명시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조상연: 농업 관련 조례는 대부분 단기적 지원과 농민에 대한 시혜적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 보다 거시적 안목으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당진시 농산물 최저생산비 지급에 관한 조례’는 이미 제정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대표적인 조례다. 농민들의 인식도 부족하다. 김홍장 시장이 이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기대를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김희봉: ‘당진시 최저생산비 지급에 관한 조례’가 지켜지지 않는 것이 문제지만 내용도 개선해야 한다. 당진시 조례에 따라 최저생산비를 지원받으려면 농산물을 모두 폐기한 뒤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는데 이는 비효율 적이다. 음성군의 경우에는 과잉 생산된 농산물 차액만 보전하도록 돼있다.

조상연: 소규모 농가에서 생산하는 농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식품위생법을 적용하면 위법에 해당된다. 그러나 당진시에서는 농가 소득 창출을 위해 이를 묵인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조례를 제정해 이를 지원하고 보호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희봉: ‘전라북도 농산어촌 유학 지원 조례’를 눈여겨 볼만하다. 이는 농어촌 학교에 진학할 경우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한 조례로 농촌의 작은 학교 육성에 도움이 된다. 또한 특수 소형 농기계 교육비 지원 조례, 가업 승계 농업인 지원조례, 농산물 직거래 장터 지원 조례, 전통식품 가공 지원 조례, 고령 농업인 지원 조례, 농촌 마을버스 운영 지원 조례, 토종 농산물 보전에 관한 조례, 남북 농업 교류 협력에 관한 조례 등도 생각해 봐야 한다.

당진시에는 또한 축산과 관련한 조례가 전혀 없다. 대표적 축산물인 한우와 대표 농산물인 쌀과 관련해 판매·유통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또한 현대 당진화력 등 기업이 많아 환경적 문제가 우려되는 만큼 안전한 먹거리를 시가 검증하고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도 필요하다.

강사용: 작년만해도 양파와 감자값이 폭락해 농민들의 어려움이 컸다. 최근 농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최저 농산물 가격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많은데, 당진시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조례가 제정돼 실효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또한 12개 지역 농협의 하나로마트가 대형화 하고 있다. 여기에는 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농협에서는 각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마트에서 판매하도록 해야 한다.

조상연: 읍·면 단위 교통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의용소방대·자율방범대 등의 승합차를 이용해 버스 노선이 닿지 않는 곳에 차량 운행을 지원 하는 방안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이용률 저하로 벽지 노선이 없어지고 있는데, 이를 혼합 운영하면 비용도 절약하고, 교통불편 해소도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농업 관련 당진시 조례>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산업지원에 관한조례 △당진시 귀농귀촌인 지원조례 △농어업 발전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 △농업인의 날 지원조례 △농산물 최저생산비 지급에 관한조례 △농수산물 수출 촉진지원에 관한조례 △해나루 공동상표 사용에 관한 조례 △농산물 유통센터 관리 및 운영조례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조례 △당진농업기술대학 설치 및 운영조례 △당진시 귀농·귀촌인 지원조례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산업지원에 관한조례 △농기계임대사업 운영에 관한 조례 △농업기계 순회 교육반 설치 운영조례 △농업기술센터 쌀 품질 관리실 운영에 관한조례 △농업 산학협동 심의회 규칙 △농촌진흥 사업지원에 관한조례 △당진시농업기술센터 종자은행 운영에 관한 조례 △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 과학관 설치운영조례 등

<눈 여겨 봐야할 타 지자체 조례 및 사업>

△진주시 농어업·농촌지원에 관한 기본조례 △나주시 친환경농업 육성에 관한 조례 △전라북도 농산어촌 유학 지원 조례 △구례군 벼 재배농가 경영안정 자금 지원 조례 △(제주·진주·남양주 등) 농어업인 소규모 가공 식품 사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가평군 저소득 농업인 지원 조례 △경산시 농업경영자금 이자 지원 조례 △거창군 직거래장터 설치 지원 조례 △충북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사업 △강원도 여성농업인 개인 농작업 환경개선 사업 △(경남·전남) 찾아가는 산부인과 사업 △(나주 등 마을공동 급식지원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