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조직개편이 ‘뜨거운 감자’다. 민선 6기 들어 처음 조직정비에 나서는 만큼, 이번 조직개편은 김홍장 시장의 시정 운영에 대한 철학을 보여주는 첫 시험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실과 통폐합도 논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공무원 사회가 들썩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행정의 효율성 정비와 상관없이 ‘공무원들의 자리싸움’ 또는 ‘밥 그릇 챙기기’가 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업무량에 따른 인력배치 필요
조직개편에서 우선돼야 할 점은 조직의 효율성이다. 업무에 따라 적재적소에 알맞은 인력이 운용돼야 한다는 것인데 일부 실과에서는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리는 한편, 일부 실과에서는 ‘업무보고 할 것을 찾지 못할 정도’로 업무량이 적다는 게 당진시 행정조직의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 익명의 취재원은 “일부 실과는 야근에 주말근무까지 할 정도로 업무량이 많지만 모 부서에서는 직원들이 무엇을 업무보고 해야 하는지 모를 정도로 업무량이 적어 느슨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많은 인력이 필요한 곳에 더 많은 직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반적으로 사업부서에 비해 지원부서(기획·예산·홍보·감사·안전행정 등)의 비중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안전행정과를 비롯한 일부 지원부서가 승진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자리로 인식돼 왔다”면서 “옥상옥(屋上屋)인 경우가 있어 과감히 지원부서를 통폐합하고 지원부서의 인력을 사업부서에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정으로 시와 주민을 위한 조직을 지향한다면 공무원들이 승진을 위한 자리싸움과 눈치 보기에서 벗어나 과감히 개혁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동안 시의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안효권 의원은 “지원부서가 사업부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기 때문에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서 사회복지·농정지원·환경관리·민원처리 등 사업부서를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서 간 유기적 협조체계 구축
과와 팀 등이 무분별하게 세분화 돼 있거나 나열식으로 늘어놓을 경우, 효율적 조직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일부 부서는 팀원 없이 사무관(과장급)과 팀장으로만 구성된 곳도 있으며, 팀장 1인에 팀원 1인 또는 2인인 부서도 있다. 뿐만 아니라 부서가 세분화되면 실과 간 유기적인 업무협조가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당진시미래기획위원회 이인수 위원은 “시의 인구·업무특성·재정규모 등을 고려해 관련된 부서 간 상호 협조체계를 이룰 수 있는 조직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감건축사사무소 이해운 소장은 “건축·건설·도로·도시·인허가 등과 관련한 부서의 경우, 민원인의 입장에서는 한 창구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것이 편리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간과할 수는 없다”며 “다만 상호 부서간 긴밀한 민원 처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중복된 업무가 많은 사회복지 관련 부서들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노인 관련 사업의 경우, 여성가족과와 보건소 뿐만 아니라 복지재단에서 위탁운영하는 노인복지관에서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복지업무 분류에 대한 재조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진시노인·장애인복지관의 경우 노인관련 사업은 여성가족과와 협의해야 하는 한편, 장애인 관련 사업은 사회복지과와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진시노인·장애인복지관 이병하 관장은 “여성·노인·장애인·사회복지를 분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으나 인력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경로장애인과가 있는 서산·아산 등 타 시·군의 사례를 살펴보고, 의견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사회복지기관 종사자는 “기관 마다 중복된 서비스를 조정하고, 통합 또는 분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전문성 강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오히려 효율성이 더 저하될 수 있다”면서 “전문 인력은 없는데, 자리만 만들 경우 거시적 관점에서 장기적인 사회복지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단기적·시혜적 차원의 복지서비스만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개편과 관련해 관계 부처는 물론 종사자, 전문가 등과 함께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나은 방안을 찾기 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객관적 검토·충분한 논의
실과 통폐합설이 불거지면서 일부 공무원들이 김홍장 시장 측근과 기관·단체장을 동원해 “실과 통폐합을 막아 달라”는 요청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이번 조직개편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인수 미래기획위원은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합리적인 조직개편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실과 필요성에 대해 공무원들의 의견도 듣고, 전문가의 조언, 시민들의 요구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효권 의원 역시 “일각에서는 무리한 추진보다 조직·경영진단 결과를 근거로 기구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자리를 줄인다거나 승진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같은 오해가 불거지는 것은 아직 충분한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