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정된 지방재정법에 의해 내년부터는 법령에 명시적 근거가 있는 경우 외에는 보조금을 운영비로 교부할 수 없게 됐다. 부정 교부자는 최고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가능하도록 했으며 각종 보조금의 총액한도제가 실시되고,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에서 보조금의 배분을 조정하게 했다.

그동안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은 각종 보조금의 형태로 지자체의 단체들과 기관이 사업비로 나눠 사용해 왔다. 그러나 보조금은 축제 및 각종 행사 지원비로 남발돼 선심성 예산의 대표적인 사용처로 계속 증가했다. 앞으로 각 세금으로 운영비를 받던 단체에서는 여러 편법으로 운영비를 받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위탁경비나 사업비보조 등의 규정을 통하거나 법령의 구체적인 위임이 없이 조례 또는 규칙으로 정하는 경우도 불가능하며, 민간위원이 대폭 들어가는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하므로 쉽진 않을 것이다.

지방자치법시행령도 개정됐고, 그동안 매년 의정비심의위원회를 통해서 의정비를 결정했으나 앞으로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만 하도록 바뀌었다. 특히 공무원 임금인상률 이상으로 의정비를 인상할 경우엔 여론조사, 공청회등 주민의 의견을 묻도록 강제하고 의정비심의위원외 회의록도 모두 공개하게 되었다.

전 충남도의원은 도의원 활동하면서 재산을 다 까먹었다고 했다. 선거법 위반이지만 축·부의금을 내지 않으면 돌아서서 욕할 것이고 지역의 평판으로 재선돼야 하는 의원의 입장에서는 축·부의금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단다. 즉, 의정비가 적다고 하는 것도 진정한 의정활동비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차기 선거를 의식한 애경사 및 행사를 챙기는 비용이 부족한 것이다.

의원들이 경조사비 지출을 않겠다고 공동으로 선언하고 주민들은 개인적 애경사나 단체의 자체행사에 의원들을 초청하지도 말고, 오기를 바라지도 말았다면 의정비 부족을 하소연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또 의원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성과와 앞으로 의정비의 공적인 사용처를 제시해 왔다면 묻지마식 의정비 인상으로 분란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번 개정시행령처럼 심의위원회 회의록 공개와 주민의 의견을 묻는 것을 하나의 제어 장치로 사용한다는 발상도 없었을 것이다.

이번 개정된 지방재정법과 지방자치법에도 위원회를 개선했다. 지방재정법에 지방보조금심의위원의 민간위원 참여 확대와 지방자치법의 회의록 공개가 그렇다. 이번 법 개정의 효과를 최종적으로 담보하는 것도 위원회이다. 그러나 매번 조례와 법이 개정돼도 위원회의 위원을 민주적으로 구성하는 문제는 논외로 하고 있다.

각 실과에서 아는 단체에 추천을 의뢰를 하고 그중에 지자체장이 선정하는 지금의 방법으로는 각 위원들의 계층별 배분이 불가능하고 지역유지 모임의 성격을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주민의 의견과 관계 없이 관료의 제안에 거수기 역할을 하고 민원의 발생 시 책임을 전가하는 도구일 뿐이었다.

앞으로 특히 지방보조금심의위위원회와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위원공모제를 도입하고 최종 선정 권한을 주민에게 줘야 한다. 만일 지자체가 위원회의 민주적인 구성에 대해서 대책을 실행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예산낭비가 일어날 것이고 정부는 법령의 제·개정을 통해 지자체의 자율성을 강제하게 될 것이다. 즉 위원회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은 지방분권을 지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