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컨대 향후 평택시는 이미 건설되었거나 건설 중인 해당부두 모두는 평택시로부터 진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것이며 이를 당진군 지번의 불합리한 결과로 몰고 간 후 최종적으로 해상도계의 신규 설정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략)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평택시는 분쟁은 분쟁이고, 개발은 개발이라는 식으로 계획된 항만건설을 지속적으로 진행한 후 어느 적정 시점에 이르면 서울시를 능가할 정도라는 경기도의 행정력과 정치력을 이용하여 새로운 도계설정을 정식으로 요구한 후 해수부와 행자부의 결정에 따르자고 주장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본다.”

작금의 상황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이글은 11년 전에 쓰인 글이다.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가 당진군의 손을 들어주면서 당진군민 모두 환희에 젖어 있을 당시, <당진시대> 제539호 신문에는 신철석 아산해운 대표(현 당진항발전협의회 상임위원장)가 쓴 ‘평택의 해상경계 변경요구 주시해야’라는 제목의 칼럼이 게재됐다.

그는 이 칼럼에서 헌법재판소의 판결문 중 “다만 제방의 관할권한이 당진군에 귀속될 경우 관리상 비효율 등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국가가 관할구역경계변경절차에 따라 제방의 구역경계를 변경할 순 있다”고 언급한 부분을 주목하며 “평택시가 헌재의 판결문을 최대한 합법적으로 이용해 새로운 해상도계를 설정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고단수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칼럼 말미에 “이런 일련의 추측들이 혼자만의 기우로 판명되기를 바라지만 작금의 상황을 볼 때 정확한 대책을 준비해야 할 때인 것 또한 분명하지 않은가?”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소름 돋을 정도로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예견하고 있는 이 칼럼을 보면서, 헌재 판결 이후 그동안 당진시가 너무 마음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닌지 생각해 본다. 한쪽에서는 일찌감치 칼을 갈며 오늘을 준비해 왔는데 말이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우려와 경고에 대해 그 누구도 귀 기울여 듣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늘날 발등에 불 떨어진 당진시를 보면서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