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교육청 ‘드릴학습교재’로 일선학교 대혼란

10억 제작 각급 학교 배부, 실적위주 평가, 시험지 사전유출까지

충남도 교육청이 제작한 ‘수준별 반복학습을 위한 드릴 학습교재’가 현장교사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이 교재는 충남도교육청에서 도 예산 10여억원을 들여 제작하여 각급 학교에 배부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 7월 10일 도교육청의 지시로 오후 2시부터 3시간에 걸쳐 충남의 전지역 중학교 1·2·3학년과 고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드릴학습평가를 실시하여 현장의 많은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번 평가가 정상적인 일과운영을 무시하고 진행된데다 출제문제들이 수능시험에 대비한 것이라기 보다는 과거에 지양되어야 한다고 했던 암기형 단답형 문제가 주를 이루어 교재자체가 갖고 있던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또한 도교육청에서는 이 문제집의 내용을 기말고사에 반영하도록 지시하여 학교에 따라서는 이미 출제한 기말고사 문제를 고치는 등 큰 혼란을 빚었다. 이미 출제한 기말고사에 드릴학습교재의 문제를 포함시키려면 시험문제 대부분을 새롭게 뜯어 고쳐야 하며, 이원목적분류표 등을 재작성하는 등 업무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또한 드릴학습교재는 인문계나 실업계 고등학교 1·2·3학년 구분도 없고, 한문의 경우 학교 재량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제작되어 수준별 학습과 무관한 교재라는 지적을 받았고 학생들로부터도 외면당해왔다는 것이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이다.

더욱이 도교육청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각 학교의 관리자들이 점수를 올리고자 온갖 편법을 동원함으로써 시험문제가 사전에 유출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송악중학교의 L교사는 이번 일을 “형식적이고 실적위주의 평가로 부작용만 낳았다”고 평했다. 당진고등학교의 K교사는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하는 권위주의적 발상”이라고 힐난하면서 “시험지 문제가 사전에 유출되어 파행적인 평가가 이루어 졌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을 공정하게 보았는지를 묻는 도교육청의 공문에 공정했다고 허위보고를 하는 실정”이라고 한탄했다.

합법교원노조 준비위원회는 “도교육청이 교육부의 평가를 의식하여 실적을 남기고자 무리하게 평가를 실시한 결과”라고 평하면서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