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이 충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천안 고교 평준화 조례개정안 무산과 관련 고개를 숙였다. 사과의 대상은 충남도의회 의원들이다.

하지만 이는 충남도의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양당 대표가 김 교육감의 사과를 사실상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도의회 양당 대표는 지난 3일 오후 공동 입장문을 통해 “조례 개정안을 제출하면서 충분한 협의가 없는 등 대화와 소통이 부족했다”며 김 교육감의 정중한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충남도교육청에서 제출한 ‘고교 평준화 조례 개정안’을 안건으로 올리지 않고 종료해 안건처리가 보류됐다.

이에 대해 교육시민단체는 “도의회는 교육감에게 사과를 요구하기 이전에 먼저 도민에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비교육적 태도를 지적하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돌연 입장을 바꿔 김 교육감을 공격하고 나선 배경을 놓고 의아해 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은 지난 5일 도의회 여야 의원들 간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양당 간 김 교육감의 사과를 전제로 내달 예정된 임시회에서 천안지역 고교 평준화 조례안이 통과되도록 서로 협조하기로 이면에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새누리당은 조례안을 부결시킬 경우 닥칠 학부모 반발 등 후폭풍을 우려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조례안 처리를 약속받으려 새누리당의 체면을 살려주기로 했다는 추정이다.

새정치 측 도의원들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의원 개인의 의견으로 합의한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 관계자는 “천안지역 고교 평준화 실시는 도민들의 열망해 온 일로 도의회의 조례안 처리는 매우 당연한 일”이라며 “도의회가 자신들의 직무유기를 도교육감에게 떠넘기는 이면합의를 한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충남지역언론연합 심규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