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골판지박스 안에 갇혀
이사 온 저놈들
옹기종기 모여 시끄럽게 떠들고 있다.
주방에서 칼자루를 휘두르는 아내 앞에 끌려가
치도곤 되어 두 손을 싹싹 비는 몇 놈들
바리깡으로 머리를 깍듯이 껍질을 버리고
싱크대 안에서 뒹굴고 있다.
대대로 속살을 품고 흙속에서 생의 기초를 배웠을 저놈들
새살림을 차리나 했더니 알몸으로 제 안방인 듯
냄비 속에 들어가 웅크리고 있는 저놈들이
오늘따라 애처롭다.
토실토실 누군가에게 감칠맛을 전달해주는 감자
오늘따라 고맙기만 하다.
>> “농부들의 애환이 살아 숨 쉬는 일상적인 농사에 대해 생산의 기쁨을 누리는 모습을 해학적인 이미지로 표현했습니다. 쉽게 읽히고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감자를 시대적인 삶의 흐름에 비유적으로 표현했습니다.”
>> 박종영 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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