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독립 만세! 당진시민 만세!”

대호지면 조금리 창의사에서 정미면 천의장터까지 96년 전 그날처럼 만세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얀 도포를 입은 시민들은 이마에 태극 문양 띠를 두르고 태극기를 흔들며 목청껏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제96주년 대호지·천의장터 4.4독립만세운동 제27회 기념식이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창의사와 천의장터 일원에서 개최됐다. 수년 간 대호지면과 정미면이 기념행사를 각각 분리해 진행해 오다 올해 처음으로 통합 개최된 행사로 그 의미가 더욱 깊었다.

대호지·천의장터 4.4독립만세운동 기념사업회(회장 최규범·수석부회장 박영일)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하나된 마음으로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독립운동을 벌인 선열들의 뜻을 이어가고자 통합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4월 3일 시작한 추모제는 창의사에서 제를 올리고 헌화 및 분향을 실시했다. 마을 주민들을 비롯해 당진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4월 4일 기념행사에서는 대호지·천의장터 독립만세운동 재연 연극과 학생글짓기 대상 작품을 발표하고 독립선언문 낭독, 만세삼창 등을 진행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손도장을 찍어 만든 대형 태극기를 앞세우고 창의사부터 대호지면사무소 광장까지 독립만세을 외치며 만세운동을 재현했다. 이렇게 대호지면사무소 일원에서 만세운동을 벌인 시민들은 정미면 천의장터로 장소를 옮겨 만세운동 재현 행사를 이어갔다. 이들은 천의리 광장에서 간단히 기념행사를 연 뒤, 양손에 태극기를 쥔 주민들은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천의장터 골목을 누볐다.

>> 대호지·천의장터 4.4독립만세운동이란

전국 최초의 민·관 합동 항일운동

대호지·천의장터 4.4독립만세운동은 일제강점기였던 지난 1919년 대호지면사무소에서 시작해 정미면 천의장터까지 만세를 이어간 항일운동으로 대호지면 출신 인사들이 서울 파고다공원에서 있었던 3.1운동에 참가한 뒤 우리 지역에서도 독립운동을 펼칠 것을 다짐하며 귀향한 것이 동기가 됐다. 당시 대호지면장이던 이인정과 대호지면사무소 직원이던 민재봉·송재만, 지역유지였던 남주원 등이 중심이 돼 4·4독립만세운동을 추진하면서 전국 최초의 민·관 합동 항일운동으로 기록돼 있다.

1919년 4월 4일 대호지면사무소 광장에 모인 수백 명의 주민들은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애국가 제창에 이어 만세운동을 시작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정미면 천의시장까지 행렬을 이어갔다. 천의장터에 다다르는 동안 1000여 명의 사람들이 행렬에 동참했으며 이곳에서 일본 순사와 격전이 벌어져 독립운동에 참가한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또한 체포된 이들은 모진 고문을 당해 고통 속에 살다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현재 대호지면 창의사에는 4.4독립만세운동으로 참사한 고인 500여 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으며, 정미면 천의리에는 4.4독립만세운동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인터뷰] 최규범 기념사업회장(오)·박영일 수석부회장(왼)

“과거 잊으면 미래는 없다”

“선조들의 뜻을 이어 통합된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돼 무척 뜻 깊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동안 기념행사를 분리개최 해오다 올해 첫 통합 행사를 개최한 대호지·천의장터 4.4독립만세운동 기념사업회는 그간 갖고 있던 마음의 짐을 내려 놓은 듯했다.

최규범 회장은 “과거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며 “기념사업회를 통합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준 지역주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일 수석부회장 역시 “하나된 마음으로 대한독립을 외쳤던 선조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이강산·김민종·한동화 학생(당진중3)

“당진시민으로서 자부심 느껴”

봉사활동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4.4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에 참가한 당진중학교 3학년 이강산·김민종·한동화 학생은 기념행사에 참여하길 잘 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강산 학생은 “우리 지역에서 4.4독립만세운동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해 알고 있긴 했지만 자세히는 몰랐다”며 “많은 분들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셔서 안타깝고 슬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감격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동화 학생은 “지역에서 대단한 독립운동이 일었다는 사실에 대해 당진시민으로서 자긍심을 느낀다”면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