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가 진도 앞 바다에서 꿈 많은 아이들을 안고 가라앉았다. 슬픔 속에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지난 시간만큼이나 세월호의 노란 기억들은 빛바래졌고 저 뒤편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곳곳에서는 그들을 기억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당진고등학교 세월호 1주기 동아리(회장 이도진)처럼 말이다.
당진고등학교 3학년 이도진, 김선영, 차혜림, 한혜인 학생은 세월호 사고를 함께 기억하자는 의미로 주변 친구들에게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한 마디씩 적은 것을 모아 11일 팽목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이 동아리는 본래 심리학 동아리다. 심리 및 상담에 꿈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모인 동아리로 회장 이도진 학생이 지난 3월 선녀와무용세상학원장이었던 전연순 금비예술단장과 함께 팽목항을 다녀오며 세월호 1주기 동아리를 만들었다.
도진 학생은 “팽목항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내가 이미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뒤 같은 동아리 부원인 혜림과 혜인 학생이 함께 하겠다고 밝혔고 친구 선영 학생도 동참하게 됐다. 그 중
혜인 학생은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안산에서 거주하며 세월호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이들과도 추억이 있기에 조심스러웠다고. 혜인 학생은 “친구들이 ‘고3이라 세월호에 신경 쓰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할까봐 걱정됐다”며 “또 같은 나이인 우리가 유가족을 만난다는 것이 상처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함께 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질 못하잖아요. 유가족들 옆에서 함께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기다려 주는 분들에게도 감사해요. 저희는 분명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단원 한마디]
김선영(부 김태화·모 홍정이, 순성면 옥호리) : 지난해 세월호 사고를 처음 접했을 때는 슬픔을 넘어서 무서웠어요. 동갑이라 그런지 더 믿기지 않았죠. 그 친구들도 꿈이 있을 텐데 여기서 멈춰야만 했던 것이 안타까워요. 또 아직도 세월호가 논란이 되고 있잖아요. 그 가운데 유가족들은 마음 추스를 시간도 없이 고생하고 계세요. 그런 걸 볼 때면 안타까워요.
차혜림(부 차효복·모 최성숙, 대호지 조금리) : 비 내리는 날 분식집에서 처음 사고 소식을 접했어요. 가슴이 아프고 무서웠죠. 같은 나이라서 더 안타까웠어요. 많은 분들이 떠나간 아이들을 생각해 주고 적어도 욕설이나 비방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이도진(부 이돈언·모 윤서희, 고대면 진관리) : 팽목항 분향소에서 만난 한 유가족이 저에게 딸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남자친구 같은 아빠였다”고 말했어요. 안타까웠죠. 그 아이들도 살아 있으면 저랑 같이 수능을 보고 대학이나 사회에서 만날 수 있잖아요. 사람들도 조금이라도 세월호에 대해 관심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외면할 문제가 아니잖아요.
한혜인(부 한충환·모 이준영, 원당동) : 처음엔 전원구조라고 들었는데 나중에 그게 아닌 것을 알게 됐고, 또 단원고라는 소식을 접하는 순간 혼란스러웠죠. 친구들은 연락해도 받질 않았어요. 그때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미안하기만 했어요. 무엇보다 친구들을 보고 싶은 것이 가장 커요. 친구들이 놀러오라고 했을 때 가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돼요. 아이들이 춥지 않게,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마음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