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 관할권 및 도계 분쟁으로 평택시와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평택시에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정부의 지역 차별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로 인해 당진시와 충남 지역의 기업 유치가 계속해서 둔화돼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에 공급되는 전기는 당진시와는 달리 전 구간 지중화할 예정이다. 북당진~신탕정 간 송전철탑 추가 건설 문제로 수년 째 골머리를 앓고 있는 당진시의 목소리를 외면해온 정부가 수도권 중심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단지를 평택시 고덕산업단지에 조성키로 하고 지난 7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 기공식을 개최했다. 2017년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될 평택 반도체 단지의 부지 면적은 289만㎡(87.5만 평, 축구장 약 400개 넓이)로 총 15조6000억 원을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투자로 41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5만 명의 고용창출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예상하고 있으며, 평택시는 공장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하면 삼성전자에서만 한해 약 1300억 원에 이르는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소재·장비·설비 등 관련 산업까지 포함하면 지역 경제적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산업단지 분양률이 저조하고, 기업유치가 둔화되고 있는 당진과 충남 지역에서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의 평택 유치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편 정부는 반도체 단지의 핵심 인프라인 전력 공급을 위해 북당진변전소에 변환소를 설치하고 이곳부터 평택 고덕변환소까지 총 38km 송전선로 구간에 대해 전면 지중화하기로 했다. 한국전력공사 중부건설처와 당진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북당진변환소에서 고덕변환소까지 해월구간 5.2km는 전력구(해저터널)를 통해, 육상구간 32km는 관로를 통해 전기를 공급키로 했다. 특히 이 구간은 기존의 교류 송전이 아닌 HVDC(초고압직류송전) 방식을 통해 전기를 공급할 예정으로, 전력손실이 적고 발열이 덜해 장거리구간에 대해 지중화가 가능한 방식이다. 여기에는 총 7460억 원의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은 상당히 분노하고 있다. 북당진~신탕정 간 송전선로 건설을 두고 주민들이 요구하는 5.5km 일부구간 지중화에 난색을 표하던 한국전력이 평택시의 경우 무려 38km에 달하는 구간에 대해 HVDC 방식으로 전면 지중화하는 것은 심각한 지역적 차별이라는 것이다.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은 “지역에서는 단 몇 km 일부구간 지중화를 두고 수년 째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등 수도권에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 최고의 시설을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며 ”정부가 지역을 차별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동완 국회의원 역시 “충청권 주민들은 수도권 주민들을 위해 무한히 희생해야 된다는 것이냐”며 “수도권을 위해 충청권을 고사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