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전통사찰은 주로 산속에 위치해 있고 스님들이 숲을 잘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온갖 생명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다. 전통사찰은 산과 이 조화를 이루어서 혼연일체가 되어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영랑사의 요사채 창틀에 새 한 쌍이 한참 둥지를 틀고 있다. 사찰은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이라 ‘새가 무사히 새끼를 부화해서 날아가도록 창문을 건드리지 말아달라’는 안내 문구를 붙여 놓았다. 또한 화단 소나무 위에는 산 까치 부부가 둥지를 마련해서 열심히 새 생명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스님들은 까치 부부의 불안감을 줄여주기 위해 일부러 피해서 돌아간다. 이렇게 산과 숲, 그리고 전통 건축물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자연적 환경을 갖추고 있고 자비와 지혜의 기운이 서린 사찰에서의 템플스테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치유를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5월 25일은 부처님이 이 세상에 태어나신 날이다. 불자들은 우리도 부처님과 같이 지혜와 자비를 갖춘 사람이 되기를 발원한다. 부처님은 스스로에게 보장된 호화롭고 명예로운 세속의 지위와 사랑스런 아내와 자식에 대한 애정도 접었다. 자신의 생명까지도 진리를 깨치기 위해서 내놓겠다는 각오로 정진하며 이고득락의 진리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했다. 부처님은 오직 세상 사람들의 안락을 위해 열반에 드실때 까지 남김없이 전하셨고 그 자비에 감사드린다.

사찰에서는 부처님의 성불을 찬탄하기 위해 다 같이 모여 봉축법회를 개최한다. 또한 이 세상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광명이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우리 자신들에게도 지혜와 자비의 광명이 충만하도록 찬탄의 연등, 감사의 연등, 상생의 연등, 기원의 연등을 밝힌다.

우리는 흔히 연말이면 다사다난하다는 표현을 쓴다. 세상에는 수많은 존재가 서로 얽히고설키어 존재하고 있으니 당연히 수 없이 많은 일이 일어나 변하고 사라져간다.

이것을 불교적 표현으로는 상호의존하며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다사다난한 것이 일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그 다사다난함이 좋은 일, 기쁜 일, 행복한 일로 인해서 다사가 되고 다난은 표현이 바뀌어서 다행이 되면 좋을 것이다. 그래서 다사다난 대신 다사다행한 한해였다고 연말에 사람들이 말한다면 그 사회 그 국가 이 세상은 살만한 곳이 될 것이다.

다사다행한 세상을 우리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그 답 가운데 하나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부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르침을 상기해보고 그 가르침이 우리를 우리 사회를 우리 국가를 지구를 행복한 곳으로 만들어 주는 가르침인가 사유해보고 옳다고 여기면 실천하면 될 것이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자리이타 자각각타이다.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해주기 위해서 보시를 하고 계행을 준수하며 인내와 노력을 기울이고, 나도 남도 다 같이 괴로움이 소멸된 열반으로 가기 위해 계율과 선정(명상)과 지혜(통찰)를 스스로 닦고 남에게도 알려주자. 이 자리이타 자각각타가 바로 자비와 지혜를 실천하는 삶이고 광명을 이 세상에 밝히는 삶이다. 이런 삶으로 인해 우리 모두가 자신을 구제하고 중생을 구제하는 부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