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여기 아기 생쥐가 죽어 있어요. 아기 생쥐가 엄마한테 가려다가 왕 파리가 잡아먹은 것 같아요. 아기 생쥐가 너무 불쌍해요.”

죽은 생쥐가 무섭지도 않은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징그럽다며 소리 지르는 아이 하나 없다. 불쌍하다고, 가엽다고 조용히 속삭인다. 또 어쩌다 죽게 됐는지 시나리오가 한 백여 가지 되는 것 같다.

다시 일어나 몇 발자국 떼었을까? 여기 나비가 있다며 조용히 하란다. 혹여 나뭇가지에 앉은 나비가 날아갈 까 “쉿~”이라며 빨리 선생님과 친구들을 데리고 오라고 재촉한다. 이내 빨리 나비를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은지 달려가 친구들을 데리고 온다. 나비가 날아갔다. 아쉬워하면서도 잘가라며 손을 흔든다. 나비가 친구 찾아 가는 거란다.

이처럼 아이들이 숲에서 자연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익히고 직접 체험하며 생명을 배워간다. 또 그 안에서 협동심을 기르고 창의력이 자란다. 당진에도 숲을 통해 자라도록 돕는 숲속해달별어린이집(원장 이경애)이 송악읍 가학리에 위치해 있다.

숲속해달별어린이집은 숲 활동 4년 차로 어린이집 뒤편에 위치한 숲 놀이터를 비롯해 아미산 자락에도 숲 놀이터를 갖췄다. 이 놀이터는 모두 아이들 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흩어진 통나무를 모아 집을 짓고 쓰러진 나무에 오르기도 하며 숲 한편에 옹기종기 앉아 동화책을 읽기도 한다. 이 안에서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 생각하는 것이라면 모두 이뤄낼 수 있다.

숲 활동은 날씨에 따라 주 5일 가운데 삼사일 정도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은 안전교육의 날로 숲에서 지켜야 할 것 등을 배운다. 또 숲을 가지 않는 날이면 체육활동 위주로 유아체육 및 태권무 등을 배운다. 정하늘 주임교사는 “원아들이 초등학생보다 체력이 좋아 체육 수준도 높은 편”이라며 “또한 태권무를 활용해 아이들이 숲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숲으로 나온 아이들의 얼굴은 한 없이 밝고 호기심으로 가득하기만 하다. 떨어진 버찌를 만져보기도 하고 일부는 얼굴에 색색이 바르기도 한다. 또 식물 중 먹을 수 있는 것은 후후 불어 먼지를 털어내고 먹어 보기도 한다. 이름이 모를 땐 선생님에게 달려가 물어본다. 이날 아이들은 꿀풀에 담긴 꿀 먹기에 바빴다.

또 숲에서 책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것을 직접 몸으로 익혀간다. 특히 협동과 자존감 부분이다. 꽃이 있거나 벌레가 있으면 친구들 부르기 바쁘고, 돌멩이를 옮기고 싶을 땐 옆 친구와 함께 나무로 지렛대를 만들어 굴린다. 나무박사가 된 윤수는 3개월 동안 쓰러진 나무를 올랐는데, 원하는 높이만큼 오른 후 친구들에게 어디에 어떤 곳이 힘든지 알려 주는 등 배움을 자신에게서 끝내지 않는다. 또 협동을 통해 하나씩 일을 성취해가며 몸소 자존감을 높혀간다.

한편 숲 교육이라고 하면 가장 걱정하는 것이 ‘안전’이다. 야외 활동이 많기에 혹여 넘어지진 않을까, 이상한 것은 먹진 않을까에 대한 걱정으로 쉽게 숲 활동을 선택하지 못한다. 정하늘 주임교사는 “오히려 어린이집 실내에 있을 때보다 아이들이 덜 다친다”며 “아이들의 잔병치레가 줄고 폐활량이 높아지는 등 전체적인 체력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또 많은 시간을 밖에서 활동하는 만큼 여느 아이들보다 학습적인 부문에서 뒤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도 많다. 하지만 노는 것도 교육이다. 실제로 숲에서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웠다. 숫자와 한글, 알파벳이 아니더라도 그보다 더 많은 식물들의 이름 그리고 감성과 예절을 알고 있었다.

또한 활동성이 많기에 집중력이 저하되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다. 이경애 원장은 “숲에서 그냥 단순히 노는 것 처럼만 보여도 이 안에 규칙과 규율이 있다”며 “실컷 숲에서 놀고 들어가도 실내에서 공부할 땐 높은 집중력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숲속해달별어린이집은 숲 활동과 미술을 접목해 아이들이 숲에서 주운 자연 재료를 활용해 작품을 만든다. 지난해는 예산 수덕사에서 10일 간 전시를 하기도 했다.

■문의 : 355-4341

미니인터뷰 숲속해달별어린이집 이경애 원장

“자연 속에서 놀며 공부해”

“애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교실에서 앉아 있다가 밖에서 활동할 때 제대로 놀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또 밖에서의 활동은 안전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선생님들도 안타까웠고요. 그러다 우연히 독일의 숲 유치원 사례를 접했고 직접 독일로 연수까지 다녀와 숲 활동을 접목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학부모들을 설득하는데 3년이 걸릴 정도로 어려움도 많았어요. 하지만 숲 활동은 장점이 분명 있습니다. 살아있는 자연 속에서 노는 것이지만 함께 공부하고 있는 거예요. 또 아이디어도 풍부해지고요. 숲 활동을 통해 주입식 교육으로부터 벗어나고 건강을 되찾고 교사와 부모가 아닌 온전히 스스로에게서 배움을 익혀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