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과 가을에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수시로 물을 아껴 쓰자는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애를 써 봐도 노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날씨가 좋아 산책을 나갔습니다. 얼마 전에 그렇게 노랗게 물들어 있던 은행잎과 새빨간 단풍잎이 모두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고 잎사귀가 떨어진 감나무에는 아직도 감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습니다. 앙상해진 나무들을 보며 내 내면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지금까지 잎만 무성하여 열매가 없는 인생이 아니었는지. 여름에는 모든 것이 다 푸르기에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겨울에 접어들어 잎사귀들이 다 떨어지면 분명하게 얼마나 열매를 맺었는지를 알게 됩니다.

마태복음 21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예수님이 길을 가시다 무화과나무를 발견하셨습니다. 시장해 열매를 얻으려고 무화과나무 앞에 가서 열매를 구했지만 열매가 없는 것을 보고 나무를 꾸짖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무화과나무는 과실수입니다. 존재의 이유가 과실을 맺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살아가는지 존재의 가치를 깨달아야 합니다. 결국 내가 어떤 존재인지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서로 포장되어진 채로 살아갑니다. 잎사귀만 무성한 무화과나무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나무처럼 겨울을 향해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갑니다. 우리 인생도 한 해 한 해 아주 작은 것이라도 열매를 맺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지요. 그러면 우리 인생에 잎사귀 같은 치장의 옷을 벗어야 할 때 풍성한 결실로 기쁨을 누리게 되겠지요. 아주 혹독한 겨울이 와서 나무가 얼어 죽지 않는 이상 우리에게는 소망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을에 열매를 맺기 위해 봄부터 잘 준비해야 가을의 결실을 거둘 수 있습니다.

탐스러운 열매는 미리 거름과 영양분을 먹고, 필요 없는 가지들을 잘라내고 병충해에 잘 견디고 이겨야만 가능한 일이지요. 우리 인생도 살다보면 때로 과감하게 포기해야 할 것 포기하고, 취해야 할 것은 취하고, 견뎌야 할 것은 견뎌야 풍성하고 탐스런 인생의 결실을 거두지 않을까요? 어느새 12월이 되었습니다. 후회만 할 것이 아니라 남은 2015년 한 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새 봄이 돌아오는 그 때를 준비하면서 인내하며 힘을 냅시다.

“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편 23:1)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요한복음 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