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도, 개혁의지도 없는 실패작” 비난
김군수 ‘무소신 인사’에 여론 화살집중
‘불면 날아갈세라’ 고위공무원 챙기기에 급급, 과감한 개혁인사 원한 주민정서 반영안돼
사회복지과장·6급이하 인사 - 형평성·정실개입 논란
적재적소 배치도 의문
직원관리에 물의 빚은 인물 민간조직관리자로
당진군은 지난 9일자로 5급이상 사무관 39명을 포함, 764명의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8월 27일 1차 조직개편안이 군의회 의결을 거친뒤 무려 42일만에 단행된 이번 조직개편인사에서 군은 1차분 감축인원 97명중 기존결원 25명과 명예퇴직자 12명, 자연감소분 15명을 제외한 45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중에는 5급 사무관이상이 5명, 6급 21명, 7급 3명, 지도관 1명, 지도직 4명, 기능직 11명이 포함돼 있다.
이번 인사는 고비용 저효율의 공무원 조직을 일과 기능중심의 조직으로 바꿔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아래 전국적으로 진행된 자치단체의 조직개편에 따른 것으로 비록 당진군의 조직개편이 과감한 군살빼기를 통해 생산성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 되길 바랬던 대다수 주민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부분적이나마 변화한 조직에 어떤 인물이 기용되고 어떤 인물이 물러날지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그러나 주민들의 이같은 기대와 달리 9일 발표된 인사는 뚜렷한 원칙이 없는 가운데 고위직 공무원 몇명의 신분보장을 위한 졸속인사라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일부 인사에 불공정 인사의 표본이 되고 있는 정실개입의 의혹과 인사의 형평성 논란이 계속돼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이러한 파문의 중심에는 5급이상 사무관 인사가 놓여 있다. 공석중인 4개의 자리를 제외하고도 5개의 자리를 더 비워야 해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사무관 인사에서 군은 충남도가 정한 40년생 기준 정리방침을 무시하고 이들 사무관에게 그대로 보직을 주었다.
군은 당초 충남도의 방침에 맞추기로 하고 39년·40년생 사무관 7명을 대상으로 명퇴신청을 받았으나 38년생인 김낙중 보건소장을 제외하고 신청자가 아무도 없자 인사계획은 난항에 부딪혔다. 김낙성 군수도 형인 김낙중 소장의 명퇴를 계기로 명퇴신청의 봇물이 터질 것을 기대했으나 단 1명도 나타나지 않자 그때부터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40년생 사무관들의 ‘버티기 작전’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30년이상 공직생활을 해온 이들을 명예롭게 물러서게 해주는 것도 인사권자의 역할이었기 때문이라는게 군 관계자의 말이다. 9월초 예정이었던 인사가 한달이상 지연된 것도 바로 이 때문.
이를 지켜본 외부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퇴출’기준인 ‘고령자순’의 기준에 따라 40년생까지 정리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것이 인사후유증을 최대한 줄이고 승진적체 요인을 다소나마 해소해 공직내부의 활력을 불어넣는데에도 주효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과는 달리 군은 39년생인 한규현 신평면장과 박황교 당진읍 부읍장만을 대기발령시키고 40년생인 김흥성 내무과장, 최영창 당진읍장, 김원환 석문면장, 구자창 대호지면장, 김태인 산림과장 등 5명에게 그대로 보직을 유지시킨 채 인사를 단행했다. 김흥성 내무과장이 자치행정과장으로, 김태인 산림과장이 산림축산과장으로 사실상 ‘영전’했으며, 최영창·김원환·구자창 읍·면장은 자리를 지켰다.
이같이 군은 대기발령 대상이 되어야 할 40년생에 그대로 보직을 부여하는 대신 남아도는 젊은 사무관을 배치할 곳이 없자 군정발전기획단이라는 성격도, 역할도 불분명한 기구를 급조해 대기발령 조치했다.
52년생인 박영호 합덕부읍장은 부읍면장제가 없어진 이유로, 그리고 통합되면서 자리를 잃은 송석오 축산과장, 정지웅 수산과장이 각각 이곳에 배치됐다. 이같이 인사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보편적 기준을 무시하고 그야말로 충남도내에서도 ‘독창적인’ 인사를 단행한 배경을 놓고 주민들 사이에서는 “결국 김군수가 선배·동창관계인 김흥성 내무과장과 최영창 당진읍장 둘 때문에 용단을 내리지 못한 것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물론 김낙성 군수와 군 인사부서에서는 이를 부인하며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한 최선의 인사였다고 해명하고 있다. 특히 김군수는 이들로부터 내년 6월안에 명예퇴직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며 어차피 현행 공무원법에 따라 2천년말까지 이들의 신분보장을 해줘야 할 처지라며 명퇴를 유도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내린 조치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김군수의 이러한 해명은 결국 이번 인사의 중심이 연령, 근속년수, 상벌 등 객관적인 기준이나 주민의 여론을 바탕으로 한 대국적 관점이 아닌 공무원, 그것도 몇몇 고참 공무원의 모양새 갖춰주기에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주민은 “그렇다면 명퇴를 코앞에 두고 있는 자들과 이들이 나가기만을 기다리며 대기발령을 받은 자들이 과연 얼마나 주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자세로 일하겠느냐”며 “그로인한 업무공백과 눈치보는 행정의 피해자는 결국 주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신속·과감한 인사가 이뤄지지 않은데 불만을 표출했다.
직원 구조조정을 꾸준히 해왔다는 군내 모기관의 대표도 “누구를 정리할 것인가가 인사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현재로선 인사기준의 최대 공약수인 연령·근속년수를 기준으로 정리할 수밖에 없다”며 “군의 이번 인사는 이러한 기준과 원칙이 무시된 인사로 앞으로 이어질 2차, 3차 구조조정도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모델이 되었어야 할 1차 구조조정 인사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당진군은 끊임없는 인사 회오리에 말려들 수밖에 그 피해자는 결국 주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사무관 인사중 또 하나의 불공정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은 사회과와 가정복지과가 통합된 사회복지과장의 인사로 군은 여기에 별정사무관인 이향주 가정복지과장을 임명했다. 군은 여성관련 업무를 다루는 특수한 자리라는 점, 그리고 사회복지과장의 경우 일반직 사무관과 별정직 사무관 모두 임명될 수 있는 복수제도를 적용받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무리없는 인사로 평하고 있다. 군의회 등에서도 사회복지과장의 인사는 여성업무의 특수성과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하고 있다.
그러나 다섯명의 일반사무관이 보직을 받지 못한 마당에 별정직 사무관에게 보직을 부여한 것은 경쟁원리에 바탕하지 않은 불공정, 특혜인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향주 과장의 발탁배경을 놓고 ‘여성과장을 살려달라’는 여성단체회원들의 1천명 서명작업이 결국 효과를 발휘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겨놓고 있다.
이번 인사는 또 적재적소 배치의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직원관리조차 제대로 못해 안팎에 적지않은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을 최대 민간조직을 관리하는 부서의 장으로 배치했다는 것이다.
한 관계주민은 이를 두고 “마치 치마를 윗옷으로 입고 티셔츠를 아래에 입은 꼴”이라며 가장 ‘부적절한’ 인사라고 혹평했다.
또한 감사계장 인사를 비롯 6급이하 하위직 인사에서도 서열과 능력등 기준이 결여된 채 인사부서 책임자의 사적인 선호도가 개입된 정실인사였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당진군 사상 최대규모였다는 이번 인사는 지역주민과 일선 공무원 양측으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김군수의 고뇌의 결단이었다는 군의 홍보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민들은 인사 어느 곳에서도 공직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꾀했다는 진정한 고심의 흔적은 찾아 볼 길이 없는 가운데 ‘주요부서에 측근심기’ 등 과거의 인사스타일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졸작이라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선 공무원들은 그들대로 물러나야 할 사람을 그대로 앉히고 일할 사람을 대기발령시키는 무원칙 인사에 사기가 땅에 떨어진 가운데 인사에 불만을 품은 공무원 몇명이 출근조차 하지 않는 등 인사후유증이 정도를 넘어섰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번 인사의 유일한 교훈이라면 “기득권을 놓치 않으려는 일부 공무원의 아집에 가까운 욕심과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인사권자의 무소신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오는지 보여준 것”이라는게 이번 군인사를 바라보는 관심있는 주민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