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지역 정가의 관심도 뜨겁다. A시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김모 씨(36)는 잠시 운전대를 놓고 쉴 때면, 라디오를 켜거나 스마트폰으로 선거 판세를 읽었다. 김 씨는 직·간접으로 B후보의 선거에 관여했다. B후보와 C후보가 접전을 벌이자, 두 후보 쪽 모두 공표가 금지되기 전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 주목했다. 선거일 전 6일부터는 선거에 관해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결과공표가 금지된다. 이 마지막 여론조사는 오차 범위 내에서 B후보가 간발의 차로 C후보에 뒤지고 있었다. B후보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총력을 다해 집중 유세를 벌였고, 자체적으로 매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김 씨는 B후보 캠프의 내부 여론조사 결과를 친구로부터 매일 카카오톡으로 전송받았다. 선거 이틀 전 자체 여론조사에서 B후보가 처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역전이었다. B후보가 오차 범위 이내지만 C후보를 앞선 것이다. B후보 캠프에서 조직국장 노릇을 하는 김 씨의 지인 박모 씨는 ‘B후보, 여론조사에서 2.4% C후보 앞서’라는 내용의 문자를 지역 유권자에게 대량 발송했다. 박 씨의 문자를 받은 대상에 당연히 김 씨도 포함돼 있었다. 김 씨는 택시 승객들에게 ‘카더라’며 B후보의 여론조사 역전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김 씨는 또 박 씨의 문자를 복사해 자신의 트위터에도 올렸다.
이틀 뒤 선거 결과는 B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 공표 문자를 대량 발송한 박 씨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기간에 여론조사 결과가 담긴 문자를 대량 발송한 혐의였다. 택시 운전기사 김 씨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김 씨가 트위터에 이 문자를 복사해 올린 것도 선거법 위반에 해당됐다. SNS를 통해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108조는 누구든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공표 또는 보도하는 때에는 조사 의뢰자와 조사기관·단체명, 피조사자의 선정방법, 표본의 크기(연령대별·성별 표본의 크기를 포함), 조사지역·일시·방법, 표본오차율, 응답률, 질문내용, 조사된 연령대별·성별 표본 크기의 오차를 보정한 방법 등을 함께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일 전 6일부터는 그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다. 이 같은 규정을 위반하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김 씨처럼 별생각 없이 여론조사 결과공표 금지기간에 SNS를 통해 그 결과를 올리면 선거법 위반행위가 되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를 퍼 나른 리트윗(RT)도 최초 게시자와 똑같이 처벌받을 수 있다. 결국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씨는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허용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것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위험성이 있다. 다만 글을 게시한 곳의 성격 등에 비춰 봤을 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염려가 적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본 내용은 실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바탕으로 극화·재구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