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손을 번쩍 들었다. 한 친구가 취재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답이 끝나기도 무섭게 또 다른 친구가 손을 든다. 이번에는 취재할 때 어떤 질문을 해야 하냐는 물음이다. 질문과 답변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동안 펜을 잡은 아이들의 작은 손은 열심히 취재수첩 위를 오갔다. 아직은 어리지만 그래도 어엿한 품앗이학교협동조합 어린이기자단이다.
행사 참여·취재·기획 등
품앗이학교협동조합 소속 어린이기자단은 6명의 초등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어느덧 아이들이 활동한 지도 1년이 지나고 있다. 기자단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활동을 해 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평화장터에도 참여했다. 이날 비가 와 쌀쌀한 날씨에 사람도 별로 없는 장이였지만 기자단 아이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단순히 행사 참여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기자단인 만큼 시리아와 난민에 대해 직접 공부하고 시리아에서 온 첫 유학생 알둘와합을 만나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에게 힘을!
한편 어린이기자단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하고도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하는 수요집회에도 참여해 힘을 보태기도 하고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나눔의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나눔의 집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노래 100세 인생을 개사해 할머니들에게 선보이기도 하고 음식을 준비하기도 했다. 또 이와 함께 기자로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방문해 취재까지 마쳤다. 이후 기자단은 민족문제연구소까지 취재할 예정이다.
기자단과 함께 한 1년
지난 1년 간 아이들은 성큼 자랐다. 단순이 키만 자란 것이 아니다. 생각이 넓어지고 깊어졌다. 품앗이학교협동조합 김영경 대표는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성장을 하고 생각이 깊어졌다”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지고 스스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터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단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갖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자단 아이들이 주변 아이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직접 나서서 설명하고, 언론에서 난민 소식을 전할 때면 보다 더 관심을 갖는단다.
실수가 성장으로
가끔은 실수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네들이 어른들보다 낫다”는 소리도 듣기도 한다. 이렇게 기자단 아이들은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으며 하루가 다르게 한 뼘 씩 자라나고 있다.
>> 어린이기자단 기사
영화 ‘동주’가 전하는 이야기
품앗이학교 어린이기자단 김서연
올해로 97주년을 맞는 3.1절, 어린이기자단은 당진에 있는 한 영화관을 찾았다. 우리가 선택한 영화는 윤동주 시인의 일생을 그린 ‘동주’다. 흑백 사진 팜플릿의 윤동주는 그저 평범한 오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짧은 인생을 살다간 윤동주의 삶을 기억한다는 것은 단순히 ‘언제 태어나 언제 생을 마감했고, 어떤 작품을 남겼는가’를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했고, 영화는 어두웠던 시대를 살아간 한 청년의 고민과 나라를 잃은 국민으로 부끄러운 삶을 살지 않기 위해 애썼던 그 시대의 청년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서로 다른 인물인 윤동주와 송몽규는 독립을 위해 다르지만 같은 길을 갔고 그들은 끝내 27세의 꽃 같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된다.
영화가 끝나고 손에 쥔 팜플릿 서시가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의미를 알지 못했던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의 청년들은 대학을 가고 취업을 준비하고 직장을 다니며 자신의 꿈을 찾아 열심히 살아간다. 지난 시절 어려운 시대를 외면하지 않고 살아간 많은 윤동주가 꿈꾸던 세상을.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97주년을 맞이하는 3.1절이 새롭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