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면개발위원회가 타 단체의 사전 동의 없이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찬성한다는 내용의 현수막 수십 장을 게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9명이 당진을 방문한 지난 7일, 석문면개발위원회는 국회의원들의 당진화력발전소 방문을 앞두고 석문면 일원에 당진에코파워 건설 추진을 찬성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수십 장 게시했다.

현수막에는 “당진지역 현안의 첫 단추는 당진에코파워의 조속한 착공이다(새마을지도자 석문면협의회)”, “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당진에코파워 추진을 희망합니다(석문면 이장단협의회)”, “당진에코파워 자율유치신청! 석문면이 자율유치금을 노리고 일까요?(석문면 개발위원회)” 등의 내용을 담았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현수막은 국회의원들이 석문면을 방문했던 오전 11시 직전인 오전 9시 경부터 게시되기 시작했으며, 국회의원들이 떠난 직후 모두 철거됐다. 당진에코파워 유치를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은 가위를 들고 다니며 현수막을 철거하며 마찰을 빚기도 했다.

석문면 교로2리 한 주민은 “왜목마을까지 수십 장의 현수막이 게시돼 몇몇 현수막은 가위로 잘라냈지만 그 양이 워낙 많아 소용이 없었다”며 “당진시에 불법 현수막 게시로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전국적으로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대두되며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건립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석문면 주민들이 모두 찬성하는 것처럼 수십 장의 현수막을 단체 동의도 없이 게시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수막 게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이장과 지도자 중 일부가 석문면 개발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자 조규성 개발위원장은 지난 8일 진행된 석문면 이장단협의회 월례회의에서 “당진에코파워 자율유치와 관련해 주민들의 유치동의안 서명을 이미 받았기 때문에 현수막을 게시한 것” 이라고 직접 해명했으나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단체 이름으로 현수막을 게시한다면, 해당 단체에서 예산을 투입, 제작해야 하지만 석문면개발위원회가 현수막 게시 비용을 모두 지불했다는 것이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도착했을 때에는 10여 명의 여성들이 비슷한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서 있었던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석문면 주민으로 보이지 않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 당진에코파워 건설을 찬성한다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며 “‘알바’를 고용해 주민들이 모두 찬성하는 것처럼 국회의원들에게 보여준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석문면개발위원회 강용구 사무국장은 “이장단협의회, 새마을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참여한 유치동의안에 ‘조속한 건설을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그 내용을 현수막에 담았다”며 “화력발전소 건설에 석문면 주민들 누구도 찬성할 사람은 없지만, 어쩔 수 없는 국가의 정책이라면 실익을 찾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수막 게시 건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방문하기 이틀 전 석문면개발위원회 사무실에서 설명했다”면서 “현수막 비용에 대해서는 답변을 해야 하느냐”며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