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 장소인 당진버스터미널 광장.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구호들이 가을바람에 나부끼며 더욱 쓸쓸해 보인다. 하루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오고가는 당진버스터미널 촛불집회 장소는 뜻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찾던 곳이자, 또 대책위원들이 울분에 찬 목소리로 열정적으로 설명하던 곳이었다. 왜 우리땅을 지켜내야 하는지, 평택으로 잘못 귀속 결정된 매립지를 왜 찾아야 하는지에 대해 하루도 쉬지 않고 설명하던 모습을 많은 시민들이 듣고 보았을 것이다.

이 가운데는 이미 결정된 일을 가지고 뒷북 치고 있다며 비난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긴 시간동안 이어져 온 촛불집회로 인해 피로감이 누적된 대책위와 시민들의 분위기도 처음과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이제 조금은 느슨해진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처음 촛불집회 시작의 초심의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그동안의 시행착오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 땅을 되찾아 올, 얼마 남지 않은 그날을 위해 다시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르고, 반드시 되찾고자 하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

한편 대책위원회에서는 행정과 시의회, 시민들과 함께 지난달 1일부터 서울로 상경해 당진시민들의 염원을 알리기 위한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내용은 지난 2004년 9월 23일 헌법재판소가 판결한 도계결정에 대한 것이다. 또 오는 13일 오후 2시에 열릴 권한쟁의 심판의 심리결과에 헌밥재판소의 정의로운 판결을 호소하기 위한 시위다.

17만 당진시민의 소망과 염원으로 하루하루 버티면서 지방자치권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년이 넘는, 정확하게 440일의 긴 시간을 촛불이 꺼지지 않게 하려고 대책위는 무던히 고생해 왔고, 그 덕에 현재까지 촛불집회가 이어져 올 수 있었다.

당진시민 모두가 자발적으로 대책위를 조직했고, 촛불집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했다. 여기에 시민들이 함께 동참해 걱정하고 위로하며 긴 시간을 버텨왔다. 한줄기 빛이라도 부여잡으려고 노력하는 대책위원들의 모습을 보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누구를 원망하기보다는 당연히 당진 땅을 찾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로 이어져 온 촛불집회다. 오늘도 누군가는 새벽잠을 설쳐가며 바쁜 일상을 뒤로 하고 집회를 위해 집을 나선다. 이들 마음속에는 시민의 당연한 의무와 책임감으로 도계분쟁의 부당하고 억울한 결정을 철회하길 바라는 마음뿐일 것이다.

당진시민들이 오래전부터 터전을 일구고 가꾸어온 바다와 땅을 다시 되찾기 위해 새벽이슬을 맞아가며 외로운 시위를 하고 있다. 오늘 이 시간에도 대책위원들의 고민과 목마름은 오는 13일이 다가올수록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격앙된 감정과 열의도 서서히 무뎌지고 시민들에게도 잊혀져가고 있지만, 당진시민으로서 갖는 책임감으로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들, 당진시민들의 따뜻한 격려와 동참의 마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지역 간 분쟁을 조장한 귀속결정에 예상치 못한 대응으로 도계분쟁의 몫은 고스란히 당진시민들에게 안겨진 현실을 헌법재판소 담당관들은 꼭 알아야 한다. 중앙집권에서 힘없는 지자체들은 고스란히 권력에 휘둘리고 있다. 당진이 그렇다.

당진에는 지금 많은 난제들이 있다. 당진·평택간 도계분쟁과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철탑문제, 농업의 존폐위기에 처해진 쌀값하락 등 이로 인해 대외적으로 당진시의 정주여건 악화로 고용과 투자가 감소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염려, 시민들의 삶의 질을 위협하는 막다른 골목에 더 이상 물러 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를 두고 당진시의 정치권과 행정, 시민들은 함께 고민하고 슬기로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불거지는 난제들을 누구의 책임으로 돌리지 말고, 행정이 알아서 해주길 바라기 보다는 시민들의 한마음 한뜻으로 결집해 해결의 주체로 나셔야 할 때가 되었다. 서서히 관심이 멀어지고 있는 당진땅사수 촛불집회에 뜨거운 격려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당진의 어려운 문제들을 당진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해결할 때 역사가 되고, 후세에게 아름다운 유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