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이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달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1일 쌀 소비량은 169.6g으로, 하루 쌀 소비량이 170g 아래로 떨어졌다. 밥 한 공기에 보통 쌀이 100g정도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인들이 하루에 먹는 밥의 양이 채 두 공기가 되지 않는 셈이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약419만6691t인 반면 쌀 소비량은 약384만8366t으로 나타났다. 약34만8325t가량은 소비되지 못하고 재고로 남는 것이다. 수요보다 공급량이 많으면 쌀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우리지역 농협RPC 세 곳의 최근 3년 간 해나루쌀 20㎏ 1포대 가격은 2014년 5만3000원, 2015년 5만 원, 그리고 2016년 4만6000원으로 3년 연속 하락했다. 2년 사이 무려 7000원이나 하락한 셈이다. 수도작 농업인들의 시름이 계속 깊어지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농업구조는 여전히 논농사, 수도작 중심으로 치우쳐 있다. 우리지역만 보더라도 전체 농경지 면적이 약 2만8887ha인데, 이중 벼 재배면적만 무려 65.6%(1만8975ha)에 달한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2015년 당시 1위였던 김제시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생산량이 많다는 것이 나쁜 것은 결코 아니지만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수도작 중심의 편중된 농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쌀 재배면적을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총 쌀 재배면적은 77만8734㏊(2016년 기준)에 이른다. 단순 계산이지만, 지난해 쌀 재고량을 ㏊로 환산할 경우 전체 재배면적의 8.3%에 해당하는 약6만4634㏊ 정도는 쌀을 재배하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우리지역에 대입하면 약1574㏊의 쌀 재배면적을 줄여야 하는 셈이다. 쌀 재배면적을 줄여나가기 위한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논을 그냥 놀리자는 뜻은 결코 아니다. 쌀을 대신해 우리지역의 또 다른 특산물인 해나루 감자나 씀바귀 같은 작물들을 대체 소득작물로 육성하면 된다. 시에서는 논을 복토해 특화작목을 재배하는 시설하우스 지구를 조성하는 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한다. 지역농협 1곳 별로 1개의 특화작목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인데, 석문에서는 이미 민들레를 벼 대신 심으며 이미 그 도전을 시작했다.
쌀의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당진 해나루쌀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보다 밥맛이 좋고 품질이 뛰어나다면 당연히 소비자들이 먼저 찾을 것이다. 그래서 시는 올해 해나루 브랜드를 인정받을 수 있는 쌀의 구체적이고도 과학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육묘, 재배, 수확은 물론 가공까지의 모든 기준을 충족해야만 해나루 인증 마크를 부여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만 해나루 하면 믿고 먹을 수 있는 맛 좋은 쌀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줄 수 있다.
쌀 고품질화와 관련해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달 25일 당진쌀농사연구회에 속한 농업인 70여 명이 ‘3저, 3고 의식전환운동’을 전개하며 우리 쌀의 고급화를 선언한 것이다. 여기서 3저는 쌀 생산에 있어 줄여야 할 세 가지 즉, 질소질 비료 사용량과 단백질 함량, 그리고 벼 재배면적을 의미한다. 반대로 늘려야 할 세 가지(3고)는 밥맛과 완전미율 함량, 그리고 쌀 소비량이다. 쌀농사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량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품질 하나로 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농업인들의 용기 있는 도전에 기꺼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당진쌀은 호주와 아랍에미리트 등 세계 여러 국가로 수출될 정도로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당진쌀이 대한민국 1등쌀을 넘어 세계 1등쌀로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제 쌀 외에도 씀바귀와 민들레, 꽈리고추 등 우리지역의 또 다른 우수한 밭작물이 세계인의 밥상에 당진쌀과 함께 올랐으면 하는 바람도 간절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벼농사 중심의 편중된 농업구조를 정책적으로 바꿔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업인과 행정, 농업기술센터, 농협 등 관련된 모든 이들이 다함께 노력한다면 그렇게 될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