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한 레미콘업체가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던 레미콘차량 운전자에게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고했다며 해당 운전자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신평면 신흥리에서 레미콘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H기업은 차량 운전자 P씨에게 회사 소유의 차량을 무상임대해 P씨와 운반도급계약을 맺었다. 본래 레미콘차량을 가진 소유주(지입차량 개인사업자)와 도급계약을 맺어야 하지만, 이를 찾기 어려운 업체는 운전자만 구해 차량을 무상대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최근 레미콘차량 운전자들이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던 가운데, 운전자모임의 총무를 맡아 주도적으로 운송료 인상을 요구해온 P씨는 지난달 30일자 내용증명을 통해 업체와 계약이 해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사측은 “출·퇴근 시간 준수 위반, 무단운행 불이행 및 단체행동 선동 등의 사실로 계약해지를 통보한다”고 밝혔다.
P씨는 “그동안 업무에 지장을 줄 만한 사안이 없었고, 이에 대한 지적도 없었다”며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을 내쳐 사실상 ‘단체행동 선동’이 계약해지의 사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내용증명을 받고 다음날인 4월 1일부터 배차를 배정받지 못했다”면서 “갑작스러운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에 너무나 황당할 뿐만 아니라, 싫으면 나가라는 식의 업체 측의 갑질에 함께 운송료 인상을 요구했던 레미콘차량 운전자들은 자신들도 잘릴까봐 말 한 마디 제대로 못 꺼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H업체 측은 “해고(계약해지) 통보를 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운송료 인상 문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그동안 P씨가 개인업무로 인해 무단으로 나오지 않는 등 불량한 근무태도가 누적됐으며, 영업활동에 저해가 있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P씨의 상황에 대해 당진시노동상담소(소장 인장교)와 당진시비정규직지원센터(센터장 손창원)에서는 P씨를 위한 상담·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인장교 소장은 “P씨가 H기업에 고용돼 일했다는 노동자성을 인정받아야 부당해고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 계약상으로는 개인사업자로 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2014년 11월부터 계약을 하고 1년 단위로 자동갱신해 온 상황에서 계약기간이 11월까지 남아 있지만 3월말부터 계약을 해지한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창원 센터장은 “개인사업자로 도급계약을 맺었지만 P씨는 회사차량을 이용해 노동력만 제공한 상황으로, 일종의 위장도급 형태”라며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함으로써 P씨의 노동자성을 따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레미콘·덤프차량 운전자,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퀵서비스 배달원 등이 개인사업자로 회사와 도급계약을 맺어 일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로, 이들은 부당한 처우를 받더라도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