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의 발상지 영국에서는 지난 4월 21일 135년 만에 처음으로 24시간 동안 석탄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생산했다.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증기기관을 개발했던 영국이 지난 2015년 마지막으로 남은 석탄광산을 폐쇄한데 이어 2025년에는 모든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도 중단한다.
독일도 2050년까지 모든 화력발전소를 폐쇄키로 했으며, 우리보다 환경의식이 낮다고 알려진 중국조차도 103기의 화력발전소 증설을 백지화 했다. 이처럼 각 나라마다 석탄을 포기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석탄 에너지가 인간과 지구의 생명을 갉아먹는 ‘나쁜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석탄화력발전소는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초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이산화황, 탄소, 유기화학물질 등 다양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 우리지역에서 당진에코파워 건설을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진은 이미 당진화력발전소 10기에서 총6040MW의 전력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수준의 화력발전 생산기지다.
여기에 아무리 영흥화력 수준의 환경설비를 갖춘 당진에코파워 2기(총1160MW)를 건설한다고 한들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16년 6월 8일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미국 항공우주국과의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같은 달 5일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한 당진과 태안, 보령, 서천 지역의 대기 중 아황산가스 수치는 0.004PPM~0.011PPM으로 같은 날 오전 9시 서울 상공에서 측정한 아황산가스 수치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 우리시도 신규 석탄화력 건설 중단을 촉구하며 지난 1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던 지난해 7월 19일 시민 1000여 명이 세종정부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김홍장 시장과 송전선로·석탄화력저지범시민대책위원회는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며 석탄화력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알렸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당시 에코파워 전원개발 실시계획 승인이 연기되기도 했고, 현대제철과 당진화력은 각각 4600억 원과 2조6000억 원을 대기환경 개선사업에 투자키로 했으며, 인근 태안에서는 서부발전이 2030년까지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2015년 대비 75%로 절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기업들의 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는 시발점이 됐다. 이렇듯 친환경 에너지 도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하는 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온실가스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의 배출을 제한하는 등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서 정치권에서도 대선주자들이 앞 다퉈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철회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우기에 이르렀다.
반대로 만약 우리가 이러한 노력 없이 2년 전에 자율유치 신청을 했다면 특별지원 가산금과 더불어 발전소 건설에 따른 경제적 이익은 있었을지 몰라도 당진의 환경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간과되고 묻혀 갔을 것이다. 현대제철과 동서발전이 그리고 에코파워가 순순히 수천억 원에 달하는 환경저감 시설을 하겠다고 했을지 반문이 든다.
그럼에도 산업통상자원부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지난 2017년 4월 3일 전원개발사업추진위원회에서 에코파워 전원개발실시계획을 심의 가결하여 막판 무리수를 두며 일부 지역주민들의 찬반 갈등을 불러왔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많은 시민들이 대기오염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반면 국책사업으로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심의를 통과한 만큼 ‘얻을 것은 얻자’는 일각의 여론도 있다.
또한 시의회의 동의를 받아 석탄화력발전소건설 특별지원 가산금 125억 원으로 지역을 위해 쓰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말처럼 만약 지금 그 곶감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달지는 모르지만 미래세대에게는 무거운 짐을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또한 더 이상 우리의 주장에 대한 당위성이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다.
지금 현 시점에서 논란과 갈등을 잠재우는 길은 당진에코파워 전원개발 실시계획의 최종 승인을 차기 정권에서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더불어 재검토 하는 길이다. 물론 찬반으로 나뉘는 의제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우리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이면서도 슬기로운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결정이 무엇인지와 현재의 이익과 미래 세대가 감내하고 부담해야 할 고통과 비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것이 다행이라고” 영화 ‘국제시장’의 이 대사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