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IC 톨게이트 위에 기지시줄다리기 형상의 조형물을 설치키로 한 가운데, 당진시가 서울업체에 디자인 용역을 발주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진IC 톨게이트 조형물 설치 사업은 송악읍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송악읍정비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권오동, 이하 송악읍추진위)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예산 8억 원(국비 5억6000만 원, 도비 5600만 원, 시비 2억4000만 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기지시줄다리기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당진의 관문인 당진IC 톨게이트 위에 설치하는 사업이다.

당진시는 지난해 5월 1340만 원을 들여 수의계약으로 서울업체에 ‘송악읍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상징조형물 디자인 개발 및 기본설계 용역’을 발주했다.

당초 송악읍추진위에서는 장철석 작가가 디자인하고, 지역업체에 조형물 설계를 맡기로 했지만, 당진시가 디자인 저작권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당진시는 송악읍 추진위를 통해 지역업체와 장철석 작가에게 향후 조형물을 설치할 때 안전상의 문제로 디자인이 변경될 수 있으니, 디자인 저작권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이 저작권을 포기하지 않자, 당진시는 서울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디자인 개발 및 기본설계 용역을 발주한 것이다. 지역업체 측은 “디자인 저작권을 포기하지 않고 당진시에 저작권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필요시 수정·보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당진시는 서울업체를 통해 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이들은 “지역업체로서 자부심을 갖고 수개월 간 연구해 작품을 디자인했고, 송악읍추진위와 주민들 역시 우리의 디자인이 좋다고 평가해 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우리가 선택됐다”며 “당진시의 요구대로 저작권을 포기할 경우 이를 디자인한 작가의 의도와 그 의미가 퇴색할 수 있어 이를 거부하자 서울업체와 계약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진시 도시재생과 이영필 도시재생팀장은 “한국도로공사에서 조형물 설치 및 관리·감독을 맡고 있다”며 “설치 과정에서 안전 등의 이유로 조형물의 디자인이 변경될 수 있어 저작권 포기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자인의 창의성 훼손 문제에 대해서는 작가의 주관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사업과 관계가 없는 지역의 한 문화예술 전문가는 “작가에게 저작권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주민들이 원하는 지역업체의 디자인을 사용하고, 작가에게 저작권을 주되 안전상의 문제로 디자인 변경할 경우 작가와 따로 협의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로공사와 안전과 관련해 디자인을 변경해야 할 부분을 미리 당진시가 검토해 업체에게 공지했다면 충분히 해결될 문제”라며 “융통성 없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