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카드사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소멸 예정인 포인트가 있으니 연말까지 사용하라는 문자였다.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고 있던 포인트였는데, 막상 문자를 받고 나니 그냥 남겨두기에는 괜스레 아깝게 느껴졌다.

신용카드 포인트는 언뜻 공돈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미 신용카드로 지출한 돈의 일부를 돌려받는 것뿐이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보이지 않는 돈인 것이다. 하지만 소액으로 남아 있는 경우에는 쓰기 애매할 때가 많다. 쓰기 애매해서, 귀찮아서, 소액이어서 등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렇게 남아있는 신용카드 포인트가 연간 1300억 원에 이른다고 하니 꽤나 큰 금액이다.

이처럼 아깝게 소멸되는 카드 포인트를 현금처럼 활용하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신용카드 포인트로 기부를 하는 것인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신용카드 포인트로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무슨 정치후원금이냐 하겠지만 정치인을 비롯해 모든 정치활동에는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 비용을 정당이나 개인이 모두 조달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특정인 또는 특정계층 등 소수에게 의존하는 경우 불법 자금이 수수되거나 편향된 정치활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깨끗하고 투명하게 조성되는 정치후원금은 필요하다.

정치후원금은 후원회를 통해 특정 정치인에게 기부하는 ‘후원금’과 각 개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하는 ‘기탁금’이 있는데, 이 기탁금은 국고보조금 배분율에 따라 정당에 지급하는 정치자금으로 쓰인다. 그렇기 때문에 기부자와 기부받는 자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청탁 등의 폐해를 예방할 수 있고,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과 달리 건전하고 투명한 민주정치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기탁한도액이 개인 1회 1만 원 이상 또는 전년도 소득의 5/100 중 다액 이하를 기탁할 수 있어,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소액으로도 후원을 함으로써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특히 앞에서 언급했던 카드 포인트로 정치후원금을 기부할 경우 5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첫 번째는 현금 기부와 동일하게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 입장에서는 경제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봤을 때 사라질 뻔한 1300억 원의 신용카드 포인트가 현금처럼 사용됨으로써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밖에 각종 입법 및 정책에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함으로써 정치 참여기회가 확대되며, 정치인들이 투명한 정치자금으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여 건강한 정치를 실현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의 포인트 서비스가 정치후원금 기부재원 조성에 기여하므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올 연말에는 잠자고 있는 카드 포인트를 깨워 우리 정치에 희망도 주고, 좋은 정치로 되돌려받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