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성농협(조합장 이완선)이 지역 농협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실시한다. 순성농협은 임직원 간 원만한 합의를 통해 임금피크제 시행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는 것으로, 농협의 경우 기존 만58세 정년에서 만60세까지 정년을 연장하지만, 만59세일 때는 기존 연봉의 60%, 만60세 때는 50%로 임금이 삭감된다.

전 직원의 과반수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하면 시행하지 못해, 내년 임금피크제 대상이 있는 헙덕·신평·당진·순성농협 중 순성에서만 유일하게 임금피크제를 실행키로 타결했다.

직원들이 자신들의 임금이 줄어드는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한 발자국 양보해 임금피크제가 시행될 수 있었던 것은 순성농협 임직원과 조합원들의 신뢰가 바탕이 돼왔기 때문이다. 이번 임금피크제에 앞서 이완선 조합장은 농협의 경영 안정과 조합원들의 고통분담을 위해 지난 2015년 당선 이후 지금까지 자신의 상여금을 전액 반납해왔다. 또한 조합장이 사용할 수 있는 법인카드도 사무실에 반납하고 사용하지 않고 있다.

구자남 선임이사는 “농협을 위해 조합장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직원들과 조합원들도 그 진심을 알고 서로 신뢰하는 바탕이 됐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임금피크제도 원만하게 협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순성농협은 당진지역에서 가장 처음으로 2014년산부터 사후정산제를 시행했으며, 2015년산부터 지금까지는 수탁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21억 원의 누적적자로 경영위기에 빠졌던 순성농협은 수탁제를 실시한 뒤 적자폭이 대폭 줄어들어 현재는 1억 원 가량만 남아 있는 상태다.

민동완 전무는 “조합원과 신뢰를 구축해 얻은 결과”라며 “사후정산제와 수탁제를 실시하기 전에는 우려가 많았지만, 조합원들이 조합을 믿고 따라와 준 결과 오히려 벼값을 정산한 뒤 값을 더 받는 계기가 됐고, 농가 소득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DSC(벼건조저장시설)만 있는 작은 규모의 농협이지만 조합원들이 수확한 벼를 전량 수매하는 등 내실 있는 농협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열 순성면농업경영인회장은 “사후정산제부터 수탁제, 그리고 임금피크제까지 농협의 경영 안정을 위해 모든 임직원과 조합원들이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다”면서 “농민과 농협이 서로 불신하는 현 세태에서 순성농협이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