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1급 장애로 몸 전체를 사용하지 못하는 민지영 씨가 입에 연필을 물고 열심히 한 자 한 자 글씨를 써내려갔다. 연습장 첫 장만 해도 삐뚤빼뚤하고 큼직했던 글씨가 장을 넘긴 지금은 줄 지어 나란히 쓰여 있다.
장애로 손을 떠는 김미정 씨도 마찬가지다. 김미정 씨는 “수전증으로 글씨를 못 쓸 줄 알았다”며 “실력이 늘고 있는 게 보여 재밌다”고 말했다.
당진시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센터장 동준석, 이하 당진IL)가 지난해에 이어 손글씨 바르게쓰기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프로그램은 10여 명의 장애인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빠짐 없이 출석할 정도로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한편 이 프로그램은 DB화재에서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는 김현자 씨가 강의한다. 장애가 있는 아들은 둔 김현자 씨는 한 때 아들의 장애 사실을 숨겨왔다. 하지만 아들이 당진IL에서 장애인일자리사업으로 근무하면서 사람들을 접하게 됐고, 장애인들과 가족들을 만나며 위로를 받았다.
자신 또한 함께 나누고 싶었던 김 강사는 손글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재능기부에 나서며 프로그램 강사를 시작했다. 김 강사는 “아들을 통해 중증장애인들을 만나며 위로도 받고, 또 함께 하며 행복함을 느꼈다”며 “강의할 때마다 수강생들이 반겨주시는 모습과 나날이 실력이 좋아지는 것을 볼 때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참가자 한 마디
홍인표 씨
“평소 글씨 쓰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꾸준히 글씨를 쓰고 싶었는데 마음과 달리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손글씨 바르게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이라도 성경말씀을 써 내려가고 있어요. 전보다 실력도 많이 늘어서 좋아요.”
배윤경 씨
“요즘에는 한자도 함께 쓰고 있어요. 모르는 것을 물어가며 배우고, 또 연습하는 한자를 하나씩 익혀갈 때마다 너무 행복해요.”
민지영 씨
“지난해까지는 켈리그라피를 했어요. 입으로 글씨를 쓰다 보니 글씨 크기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근데 프로그램을 통해 연습하니 글씨 크기 조절이 가능해졌어요. 이것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구나.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는 서예를 도전해보고 싶어요.”
김완종 씨
“저는 지체장애로 손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해요. 바른 글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교정의 기회를 얻게 돼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