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종합개발계획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기고 / 이 병 성

당진항지정범군민추진위원회 전문위원

당장 항만시설 필요한 곳은 당진, 수요조차 없는 평택항 개발 축소해야

평택항의 개발은 1988년 이후 1993년까지 국내 경기가 최고점에 달하였을 때 계획됐다. 이 당시에는 대외 교역량의 급속한 증가로 국내의 무역항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여 부산항과 인천항을 비롯한 국내 5대 무역항은 선박의 입·출항과 화물의 하역, 운송작업수행이 주·야를 가리지 않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였다.

인천항의 경우 이 기간 동안 매일 50여척 이상의 외항선이 인천 앞바다에 가박, 대기하는 형편이었고, 이에 따른 체선료로 매년 천문학적인 액수의 외화가 국외로 유출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었다.

이때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아산항(현재의 평택항)종합개발계획이다.

그런데 정작 아산항의 개발이 시작될 무렵인 1993년 말부터 국내 경기가 차츰 침체되기 시작하면서, 1994년 초부터는 각 항만의 체증현상이 일시에 해결되다 못해 반대로 선석이 남아돌게 되어, 항만관련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현재까지 장장 8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 오늘날 국내 항만업계의 현주소이다.

인천항의 경우 지난 8년간의 항만(무역항) 평균가동율은 접안능력기준 60%미만이며, 하역능력기준 40% 미만에 지나지 않았다. 1999년도와 2000년도의 하역능력기준 가동율은 38%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평택항의 경우는 포승에 4개 선좌를 건설하여 놓고도 그동안 가동을 못하고 있다가 금년들어 2개선좌를 자동차 전용부두로 개조하여 아산과 평택에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서 수출용 자동차 전용부두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역에 들어올 배도, 물량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평택항의 건설은 계속 진행되어 가고 있으며 평택항 전체의 규모는 부두 연장길이만도 약 24.5km에 달하는, 현재의 인천항에 버금가는 시설이다. 그러나 현재 건설되고 있는 평택항이 현재의 국·내외 경제사정이나 전망 등에 미루어 볼 때 수년내에 필요한 시설은 결코 아니다.

이 지역에서 당장 항만시설이 필요한 곳은 평택지역이 아니라 우리 당진지역이다. 지금 당장 고대공단의 동부제강은 3개 선좌의 부두시설이 필요하지만 돈이 없어 계획된 부두조차 건설하지 못하고 원자재 및 제품하역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으며 이로인해 많은 물류비용을 부담하고 있어 기업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보철강 또한 건설하다가 중단한 B지구 부두의 건설은 한보를 정상화 시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며, 해외 매각이든, 국내 매각이든 한보철강의 정상화가 이로 인하여 쉽게 이루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석문국가공단지구 또한 마찬가지이다. 국가공단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기반조성은 물론, 대규모 공단의 필수 요소인 산업도로도 아직까지 연결되지 못하였고, 항만건설계획도 수립만 되어 있지 기초 설계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기업의 유치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3만톤급 1선좌 건설비용이 6백억원을 육박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볼 때 현재와 같은 국내의 기업 사정이나 경쟁력으로는 이처럼 엄청난 비용을 부담하여 민자부두를 건설하면서까지 석문국가공단에 입주하려는 어리석은 사업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 당진지역은 10선좌 안팎의 부두 건설이 절실한 지역이며 이는 우리 당진의 발전은 물론, 나아가 충남의 발전을 위해서도 없어서는 안될 시설이다.

그런데도 정부(해양수산부)는 당장 필요치도 않은, 아니 현재로서는 수요조차도 없는 평택항의 건설에 수조원의 항만건설비용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모든 역량을 동원, 발휘하여 해양수산부의 평택항(아산항)종합건설계획의 전면 수정을 강력하게 요구하여야 하며, 현재 평택지역에 건설중인 60여개 선좌중, 우리 당진지역에 당장 필요한 10여개 선좌의 부두건설을 배정받아 빠른 시일내에 시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지역 기업의 경쟁력은 지역의 경제력과 일맥상통한다. 우리가 지역기업을 보호, 육성하지 않으면 지역기업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며,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파산하게 마련이고, 이에 따라 지역의 경제도 파산한다는 것은 한보철강의 예에서 우리는 실체적 체험을 한 바 있다.

우리는 당진항의 지정과 항만시설의 유치에 우리의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하며, 이를 하루 빨리 이루어 내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그동안 치러온 유, 무형의 엄청난 피해를 다소나마 보전받을 수 있을 것이며, 이로 인하여 미래의 비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