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야생화 시초/1-

오월에 숲에는

가시나무가 돋아나고 꽃사태가 열린다.

황금 벌판에서

낙조 노을까지 꽃대를 물고 이사가는 개미 한 마리

사랑 하나 낳으면 얼마나 좋으랴

아늑한 그대 먼 먼길

그리움을 쪼개며 가는 나의 칼날로

순결이라는 벌판에 꼬리를 자른다.

사랑은 늘 호화로움인가

바틀레이의 앙가슴에 박힌 작은 앙금을

향으로 피워내며

나 멀리

너는 더 멀리 떠나야 할 꽃바람으로

가시덤불 헤이는 진한 아픔을

마지막 접과로 따 버린다

만물이 다 죽어 영영 돌아오지 않을

장미의 강변에

아릿한 꽃말을 이 땅에 뿌리며

독한 가시의 순결, 무덤까지 지켜주고 싶다.